아프가니스탄 대선을 이틀 앞둔 18일 카불 북부 판지시르 지역에서 한 경찰관이 선거 포스터가 붙여진 옛 소련제 탱크 잔해 옆에 서있다. 판지시르/AP 연합
탈레반 자폭 잇따라 20명이상 사망
정부 “선거일 폭력사태 보도자제를”
정부 “선거일 폭력사태 보도자제를”
아프가니스탄 곳곳에서 테러가 잇달아 20일 역대 두번째 대통령 선거가 무사히 치러질 수 있을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수도 카불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호위 차량을 노린 탈레반의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 10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다쳤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탈레반은 이날 아프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대통령궁에까지 로켓탄 공격을 퍼부었으나, 사망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부와 동부 등 아프간 곳곳에서 크고작은 폭탄 테러 공격이 이어져 18일 하루에만 적어도 20명 이상이 숨졌다. 탈레반은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이번 대선을 거부해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
아프간 정부는 테러 공격 때문에 투표율이 낮아질 것을 우려해 언론사들에 투표일 당일 폭력 사태에 관한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아프간 외교부는 “모든 아프간 언론과 외국 언론은 선거날인 2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폭력사태에 대해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대변인은 “선거날 일어난 일이 과장되서 보도된다면 아프간인들이 집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아 투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아프간인들은 위험에 대해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아프간 정부 조처에 대해 비판했다.
국제사회도 아프간의 폭력사태 급증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는 투표일 아프간 유권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병력 10만명을 동원해 대비할 계획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일어난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유엔 직원과 민간이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 뒤, 아프간 대선이 평화롭게 치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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