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신문, 개명 전 이름 분석해 주장
이스라엘에 대해 독설을 내뿜어 온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유대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2008년 3월 이란 총선 당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투표소에서 그의 신분증 카드를 활짝 펴 보인 사진을 분석한 결과, 그의 전 이름이 이란 내 유대인들이 즐겨 쓰는 이름이었다고 3일(현지시간) 주장했다.
그의 신분증에 적힌 `사부르지안(Sabourjian)'이란 이름은 직물공을 뜻하는 유대인의 이름이라는 것.
이란에서 출생한 한 유대인은 "사부르지안은 이란에서는 잘 알려진 유대인 이름"이라며 "종교적인 이유로 그가 이름을 바꿨거나 혹은 그의 부모가 이름을 바꿔줬을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아마디네자드는 1950년대 그의 가족이 테헤란으로 이사온 뒤 이름을 바꿨다고 과거에 시인했지만 전에 어떤 이름을 사용했는지, 왜 이름을 바꿨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마디네자드의 친척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종교적 이유가 섞여 아마디네자드가 4살 때 그의 아버지가 이름을 바꿔줬다고 말해 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아마디네자드가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는 것은 유대인인 그가 이스라엘과 어떻게든 연관지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아랍.이란연구소의 알리 누리자데는 "반(反) 이스라엘 구호를 외침으로써 아마디네자드는 그가 유대인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의혹을 피해가려고 하고 있다"며 "그는 과격 이슬람 시아파가 지배하는 이란에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텔레그레프의 보도에는 이란 정부나 당사자의 반론이 담겨 있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어서 보도의 진위에 대한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지도상에서 없애버려야 할 나라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는 이스라엘 국가 건설을 위해 지어낸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왔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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