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파병 결정 전후 세차례 도로공사 현장 습격
인명피해는 없어…현지진출 한국인 안전 우려
인명피해는 없어…현지진출 한국인 안전 우려
아프가니스탄의 무장세력이 한국 정부의 재파병 결정을 전후해 한국의 삼환기업이 맡고 있는 현지 도로공사 현장을 잇따라 습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프간에 재파병되는 병력 및 민간재건 요원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통상부는 11일 정체불명의 아프간 무장괴한들이 지난달에 두 번, 이달 초 한 번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현지에서 도로를 건설하고 있는 삼환기업의 공사 현장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삼환기업은 현재 80여명이 아프간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민간재건 요원 130~150여명과 이들을 보호할 군경 요원 300여명을 아프간에 파견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9일 자정무렵 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6명이 아프간 북부의 파리아브주에 있는 삼환기업의 도로공사 현장을 습격했다. 이들은 현지인 경비원 3명을 위협해 물러서게 한 뒤 굴착기 등 중장비를 불태우고 사라졌다.
또 닷새 뒤인 10월13일 자정무렵에도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 12명이 야간작업중이던 발흐주의 도로공사 현장에 침입해 서류 등을 빼앗고 트럭 2대를 불태우고 승합차에 기관총을 난사한 뒤 달아났다. 지난 5일에는 무장괴한 4명이 발흐주의 도로공사 현장을 습격했지만 경비를 서던 아프간 경찰 10여명이 15분 동안 교전을 벌인 끝에 격퇴시켰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3건 모두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한국인 직원들이 현장에 없어 피해를 면했다.
무장세력은 돈을 요구하지는 않고 공사 장비만 망가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무장세력들이 탈레반 등의 지시를 받아 한국 기업을 표적으로 정해 공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인이나 현지인의 직접적인 인명 피해가 없었고, 경미한 공격이거나 단순 방화 사건”이라며 “탈레반의 소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주아프간대사관이 아프간 내무부 장차관을 접촉해 사건을 설명하고, 경찰 추가 배치 등을 요청했으며, 우리 기업에는 안전조처 강화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