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에바디 변호사
정부당국, 은행 보관함서 압수
노르웨이 “있을수 없어” 반발에
이란 “납세 거부 정당화 말라”
노르웨이 “있을수 없어” 반발에
이란 “납세 거부 정당화 말라”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시린 에바디 변호사의 노벨상 메달 압수를 놓고 이란과 노르웨이 정부가 거친 설전을 벌였다.
노벨평화상 주관국인 노르웨이 외무부는 26일 “에바디의 은행 보관함에서 노벨상 메달과 수여증이 다른 개인물품들과 함께 압수됐다”고 주장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노벨상이 정부 당국에 압수된 것은 노벨상이 제정된 이래 처음으로, 충격적이며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란 당국을 비난했다.
<노르웨이 포스트>는 “그뤼 라르센 노르웨이 국무장관이 이날 노르웨이 주재 이란 대리공사를 소환해 강력히 항의했으며, 최근 에바디의 남편이 이란 당국에 체포돼 심하게 구타당한 것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에바디의 남편은 연금 지급이 중단되고 은행계좌도 동결됐다.
그러나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7일 성명에서 “사건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노르웨이 관리들의 태도에 대해 경악한다”며 압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흐만파라스트 대변인은 “노르웨이 관리들은 왜 재산에 대한 세금 납부를 소홀히 하거나 거부하는 행위를 정당화하려 하는지, 그리고 외국 사법체계를 의심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해, 에바디의 세금 체납 문제과 관련해 재산을 압류했음을 에둘러 시인했다.
에바디 변호사는 이슬람권 여성과 어린이의 권리 증진에 힘쓴 공로로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특히 지난 6월 이란 대선 이후 주로 외국에 머물면서 이란 정부의 부정선거 항의시위 탄압을 비판하고 재투표를 요구해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