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100억달러 지원…두바이 증시 10% 급등
채무지급유예(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던 두바이가 ‘맏형’ 아부다비의 또 한차례의 지원으로 한시름 덜게 됐다.
두바이는 14일 아부다비로부터 100억달러를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두바이가 소속된 아랍에미리트연합은 7개 추장국으로 구성됐으며, 수도가 위치한 아부다비의 지도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대통령 자리를 맡고 있다. 아부다비의 지원으로 당장 두바이 최대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자회사 나킬이 발행해 이날 만기가 돌아온 이슬람 채권(수쿠크) 41억달러어치의 채무 불이행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보도했다. 두바이월드는 지난달 모라토리엄 선언을 한 뒤 나라 안팎의 채권단과 260억달러 규모의 채무 재조정 협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두바이는 나머지 지원액(59억달러)을 두바이월드의 계약자와 건설자재 공급업체, 이자, 운영비 등에 쓸 계획이다. 두바이월드는 성명에서 “아부다비의 지원은 (두바이월드의) 채무 재조정 과정을 위한 안정적 토대와 자금 조달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부다비는 연초 두바이에 ‘구제금융’ 성격으로 2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고, 이 가운데 이미 100억달러를 건넨 바 있다. 또 이와 별도로 지난달 모라토리엄 선언 2시간 전 아부다비 은행을 통해 두바이가 발행한 50억달러어치의 채권을 매입해줬다. 이번에 또다시 100억달러를 지원해준 것이다. 이날 아부다비의 지원에 힘입어 두바이 증시는 전날보다 10.37% 급등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두바이 증시는 불과 2주 만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하지만 두바이의 대외채무가 800억달러가 넘고, 나킬이 올해 상반기에만 36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두바이의 부실과 부채를 메우기엔 아부다비의 지원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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