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80% 농축 가능”
마음만 먹으면 소형 핵무기 제조 가능 수치
서방과 협상 사실상 파탄…제재국면 돌아서
마음만 먹으면 소형 핵무기 제조 가능 수치
서방과 협상 사실상 파탄…제재국면 돌아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11일 “80% 농축 우라늄도 생산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 능력에 거의 다가섰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핵무기를 만들려면 9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 생각이 있으면 그렇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핵무기 제조는 거듭 부인했다. 그러나 ‘80% 농축 가능’이란 폭탄선언은 서방이 이란의 협상 조건을 받아들이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란이 핵무기 제조 능력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처음으로 20% 농축 우라늄의 첫 추출물을 생산했다고 밝혔으나, 생산물은 소량일 것이란 관측이다.
<에이피>(AP) 통신은 11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비밀보고서를 인용해, 20%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다단계 원심분리기는 1기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단계 원심분리기는 164개의 원심분리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에는 8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가 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란은 현재 3.5% 농축 우라늄 1500㎏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구단체는 이런 가동률로는 핵무기 1기를 만드는 데 3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1일 국제원자력기구 감시 자료를 근거로, 나탄즈 핵시설 원심분리기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해 말 현재 가동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너무 빨리 시설을 가동하려고 하면서 장비 고장이 잇따르는 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 핵 활동을 감시했던 미국 전직 관리는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측정은 너무 대략적이며 고의적 조작에도 취약하다”며 “이란이 핵시설 가동을 감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소형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은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의 초강경 자세로 서방과의 협상은 사실상 파탄 상태에 이르렀다. 서방은 그동안 이란의 저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해 20%의 연료봉을 되돌려받는 것을 뼈대로 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중재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동시 맞교환을 주장하던 이란이 자체적으로 우라늄 20% 농축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이란 핵문제는 협상에서 제재국면으로 완전히 돌아설 전망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