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알말리키 현 총리, 알라위 전 총리.
개표 79%…단독 과반 정당 가능성 사라져
지난 7일 치러진 이라크 총선 개표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초박빙의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표가 79%까지 진행된 16일 현재,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시아-수니파 정당연맹인 이라키야가 처음으로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의 법치국가연합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알말리키 총리는 현직 총리로서는 이례적으로 선관위의 개표 부정을 주장하며 재개표를 요구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두 정당은 전체의석 325개 중 각각 87석을 확보해 공동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7일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집계를 자체 분석해 보도했다. 16일까지의 선관위 개표를 보면, 이라키야는 210만2981표를 얻어, 209만3997표를 얻은 시아파 집권당 법치국가연합을 불과 8984표차로 따돌리고 선두에 나섰다. 이어 강경 시아파가 주축인 이라크국민연맹(INA)이 67석, 쿠르드 정파가 3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나머지는 10석 미만의 군소 정당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단독 과반(163석) 정당의 출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법치국가연합과 이라키야는 서로 승리를 주장하면서, 연정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상대를 배제한 채 각각 다른 정당들과 물밑 접촉에 나섰다. 이라키야의 고위급 후보인 인티사르 알라위는 이라크국민연맹 및 쿠르드 정파와 “매우 좋고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법치국가연합도 이미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위원회를 꾸렸다. 그러나 개표가 완료되기도 전에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법치국가연합은 선관위 일부 직원들이 이라키야와 결탁해 투표 집계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재개표를 요구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이 17일 전했다. 알말리키 총리의 핵심 측근인 알리 알아디브는 “법치국가연합과 다른 정당의 득표차를 최소화하려는 세력이 (선관위 내부에) 있다”며 “이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으면 개표조작의 배후자들을 공개하겠다”고 선관위를 압박했다.
그러나 집권당이 선거부정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데다, 알말리키 총리 자신이 지난 14일 야당들의 투·개표 부정 주장을 일축했던 것과도 정반대의 태도여서 그 정치적 동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총선 개표는 18일께 완료될 전망이지만, 최종 결과는 모든 이의신청 절차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에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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