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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정부-무장세력 ‘평화 위한 첫만남’

등록 2010-03-23 21:20

카르자이, 카불서 공식협상 ‘탈레반 대면’ 신호탄 해석
군사작전 중단등 제안받아…“협상 개시용일 뿐” 분석도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과 동맹관계인 무장세력과 처음으로 공식적인 평화협상을 벌였다.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도 멀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22일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아프간 2위의 무장군벌인 ‘헤즈비 이슬라미’의 고위급 대표단과 첫 대면 협상을 벌였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무장반군 세력과 직접 만나 협상을 벌인 것도, 과격한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인 헤즈비 이슬라미가 평화협상을 위해 카불에 들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간 정부는 지난달까지도 탈레반 쪽과 몇 차례 비공식 접촉을 가졌으나 최근 미군과 파키스탄 정부군이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을 잇따라 검거하자, 카르자이는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깨졌다며 미국 쪽에 상당한 불만을 터뜨려왔다.

헤즈비 이슬라미는 1996년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기 직전 총리를 지낸 군벌 굴부딘 헤크마티아르가 이끄는 무장세력으로, 2008년 카르자이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를 비롯해 수많은 테러를 벌인 조직이다. 탈레반과는 기득권 유지 차원의 동맹관계를 맺고 있다. 헤크마티아르는 1980년대 아프간 점령 소련군과의 투쟁 당시 미국의 지원을 받았으나 소련군 철수 이후 내전 과정에서 미국의 관심사에서 멀어졌으며, 2003년에는 미국과 유엔이 지명한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그는 현재 아프간이 아닌 파키스탄에서 조직을 지휘하고 있다.

헤즈비 이슬라미 쪽은 이날 카르자이와의 대면 협상에서 연합군의 모든 군사작전 중단, 올 하반기 중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 내년 초 과도정부 수립 및 총선 실시 등 15개항의 ‘평화 계획’을 제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 조직 대변인 하룬 자르군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협상 대표단은 협상이 성사될 때까지 카불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정세 전문가인 맷 왈드먼은 “헤즈비 이슬라미는 그런 요구들이 수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요구조건들은 협상 개시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선 헤즈비 이슬라미가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을 통한 권력분점을 노리고 있으며, 이 때문에 탈레반과의 동맹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달 초 아프간 북부 바글란 지역에서 두 조직이 무장충돌하면서, 헤즈비 이슬라미 무장대원 상당수가 정부군에 합류하기도 했다.

헤크마티아르가 아프간 정부와 협상하기로 한 것은 카르자이 대통령을 위한 쿠데타이며 탈레반 지휘관들에게도 평화협상을 모색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은 전망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의 케이틀린 헤이든 대변인은 22일 “미국은 반군 지원을 중단하고 아프간 헌법에 부응하며 폭력을 포기하고 알카에다와 연계가 없는 세력에 손을 내밀려는 아프간 정부의 이해관계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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