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르 야라두아 나이지리아 전 대통령
조기 대선 가능성도
오랜 와병으로 권력 공백 논란을 빚었던 나이지리아의 우마르 야라두아(사진) 전 대통령이 5일 숨졌다. <에이피>(AP) 통신은 나이지리아 대통령궁 대변인이 이날 야라두아 전 대통령이 58살을 일기로 별세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야라두아는 2007년 선거를 통해 정권을 물려받은 나이지리아 최초의 민간 대통령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 말 병 치료을 위해 나라 밖에 오래 머물면서 ‘와병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11월24일 급성 심막염 치료를 받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지만, 부통령이었던 굿럭 조너선에게 권력을 이양하진 않았다. 대통령 없는 상태로 두 달 넘게 지내던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 2월 9일 의회가 직접 조너선 부통령에게 대통령 직무대행 권한을 부여하는 편법을 썼다. 야라두아는 국외 체류 석달 뒤인 지난 2월24일 귀국했지만 대통령직에 복귀하지도 않았다. 야라두아의 사망으로 조너선 전 부통령은 정식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해, 대선이 치러질 내년 4월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조너선 부통령의 대통령직 승계는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분란의 소지가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1999년 민정 이양 때 이슬람 북부 지도자와 기독교 남부 지도자가 대통령 직을 2번 임기(8년)씩 교대로 맡기로 이면 합의했다. 그런데 북부 출신 야라두아 전 대통령이 임기를 한번도 못채운 상태에서, 남부 출신 조너선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서 이 이면 합의가 이행되지 못하게 됐다. 이 때문에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일정을 앞당기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약 1억 3828만명)이며 복잡한 부족 구성에 자원 배분 문제까지 있어 분쟁이 끊이질 않는 나라다. 북부 델타 지역 반군들의 원유시설 공격으로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 지위를 앙골라에 넘겨준 상태다. 사면령을 통해 이들 반군의 활동을 어느 정도 줄인 게 야라두이 대통령의 치적으로 꼽히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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