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모습 그리면 ‘불경죄’
정부 “항의가 많아서”…대학생들도 비난 시위
정부 “항의가 많아서”…대학생들도 비난 시위
파키스탄 정부가 신성모독을 이유로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 페이스북의 접속을 잇따라 차단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불쾌한” 내용이 올랐다는 이유로 20일 유튜브 사이트의 접속을 막았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이동통신국은 “처음에는 (불쾌한 내용이 담긴) 특정 콘텐츠만 접속을 차단했지만 항의가 많아 유튜브 사이트 전체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문제의 콘텐츠가 “신성모독”을 범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전날에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 그리기 경연대회가 진행됐다는 이유로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의 접속이 차단됐다. 파키스탄 라호르 고등법원은 ‘페이스북 페이지의 무함마드 그리기 대회는 불경하다’는 이슬람법률가협회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렇게 결정했다. 이동통신국은 “이번 조처는 일단 오는 31일까지 시행되며, 법원이 재검토를 하고 추가 명령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설자가 확인되지 않은 ‘모두 무함마드를 그리는 날’ 페이지에는 이날까지 그림 200여점이 올라왔다. 무함마드가 비키니를 걸친 모습도 있고,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를 몰고 돌진하는 장면 위로 “이슬람: 평화의 종교”라는 말이 적힌 것도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 페이지의 개설 경위를 조사하라고 외무부에 지시했으며, 미국 페이스북 쪽은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파키스탄 전체 인터넷 조회량의 20~25%를 차지한다. 파키스탄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일부 내용에 대해서도 접속을 막고 있다. 이슬람은 모든 우상숭배를 금지하라는 코란의 가르침에 따라 무함마드를 표현하는 것도 금기시하고 있다.
라호르와 카라치에서는 19일 페이스북을 비난하는 학생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사이버공간에서의 신성모독 시비가 여러 나라에 폭력사태로 발전했던 2006년 무함마드 만평 파문 수준으로 발전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파키스탄 정부는 “종교적 조화와 존경을 확보하려고” 미국 업체인 유튜브와 페이스북 쪽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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