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구호선박 공격 위치도
안보리, 긴급 이사회 소집
이스라엘이 31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박을 공해상에서 공격해 최소 10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 구호품을 수송하던 민간 선박을 공해상에서 공격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 특수부대는 ‘자유 가자운동’ 등 친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주도로 약 1만t의 구호물품과 터키, 그리스 등 40개국 600여명의 인권활동가 등을 실은 6척의 구호선박들에 대해 이날 새벽 5시께 가자지구 해안에서 약 130㎞ 떨어진 공해상에서 전격 공격을 감행했다. 특수부대원들은 헬기에서 래펠을 이용해 갑판에 내린 뒤 저항하던 활동가들에 대해 무차별 진압에 나섰다. 이스라엘 정부는 10명 이상의 활동가들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 언론들은 19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구호선단의 충돌은 이미 예고됐다. 그동안 ‘자유 가자운동’ 등이 이스라엘이 봉쇄한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겠다고 밝히자, 이스라엘은 “도발행위”라며 경고해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07년 6월 가자지구를 차지하자 본격적인 봉쇄를 시작했고, 2008년 12월에는 가자지구를 침공해 팔레스타인에서 1400여명이 숨지고 주택 6000여채가 파괴됐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중재를 통한 간접 중동평화회담에 악재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공해상에서 이스라엘군의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철저한 조사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유엔안보리는 자국민 9명이 사망한 비상임이사국 터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날 오후 긴급이사회를 소집했다. 아랍연맹도 회원국 22개국 긴급회의를 1일 카이로에서 열기로 했다.
캐나다를 방문중이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일로 예정됐던 미국 방문을 취소하고 사태 수습을 위해 조기 귀국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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