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개항
[이스라엘 ‘구호선 총격’ 파문]
생명유지 필수품조차 부족
이, 조건부 완화 가능성도
생명유지 필수품조차 부족
이, 조건부 완화 가능성도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구호물품 선단 공격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비극적 실상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스라엘이 3년째 시행중인 가자지구 전면봉쇄를 즉각 해제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오스카르 페르난데스타랑코 유엔 사무부총장은 5월31일 사건 직후 긴급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가 없었다면 이번 사건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역효과만 낳을 뿐 용납할 수 없는 가자 봉쇄를 끝내라”고 촉구했다. 영국, 프랑스, 브라질 등도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 해제를 촉구했다. 이집트는 1일 구호물품 반입을 위해 가자 국경통과소를 임시 개방했다. 가자지구는 20세기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 통치가 낳은 기형적 사생아다. 원주민들의 팔레스타인과 이주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의 극한 분쟁과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국제사회의 최대 난제로 키워놓았다. 가자지구는 1948년 5월 이스라엘 건국 선언 다음날 터진 1차 중동전쟁 때 이집트 영토로 편입됐다가,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했다. 1993년 오슬로 협정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 됐으나, 2007년 6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점령 이후 이스라엘의 전면봉쇄로 생필품 공급을 비롯한 외부와의 소통이 차단되면서 ‘하늘만 열린 감옥’이란 별칭을 얻을 만큼 열악한 처지가 됐다. 특히 2008년 12월 이스라엘군의 침공으로 가자지구는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가자 전쟁이 끝난 지 1년이 넘은 지금도 복구율이 25%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식료품·생활용품·의약품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품들도 형편없이 부족하다. 이스라엘이 이번 구호선 공격으로 궁지에 몰렸다고 해서 가자 봉쇄를 전면 해제할 것 같진 않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거센 분노와 압박 분위기에서, 하마스의 무장 해제 등을 요구하며 조건부 봉쇄 완화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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