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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국제사회 ‘이란 옥죄기’…기업들에 불똥

등록 2010-07-08 20:40

미국 이어 EU도 금융·에너지 제재안 통과 앞둬
다국적기업들 잇단 철수…한국기업도 피해 예상
미국과 유럽연합의 강력한 제재에 굴복해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게 될까?

지난달 9일 유엔 안보리가 미온적인 제4차 대이란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이란을 옥죄는 국제사회의 압박의 강도가 가중되고 있다. 미국은 1일 고강도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을 발효시켰고, 유럽연합은 오는 27일 외무장관회의에서 금융과 에너지 부분에 대한 제재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독자적인 대이란 제재는 엄청난 에너지자원을 가지고 있는 이란의 취약한 에너지 구조를 집중공략하는 것이다. 이란은 세계 5위의 산유국(하루 380만배럴)이고 세계 2위의 가스매장량을 가지고 있지만, 정유시설 미비로 국내소비 가솔린의 40%를 해외에서 수입해야 한다.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은 이란의 에너지 개발에 참여하거나 정유 제품 및 정제기술을 공급하는 외국기업들에 대한 미국 내 기업활동과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차단하는 조처를 포함하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 아제르바이잔 등에서 합작을 통해 이란 기업이 채굴 및 정유기술과 경험을 습득하는 것도 차단하고 있다. 1996년부터 시행된 이란 제재법으로 미국 기업의 대이란 거래가 거의 없어 외국기업들의 이란과의 거래를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북한 제재로 효과를 봤던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와 닮았다. 유럽연합의 제재안도 그동안 이란의 에너지 관련 고급 기술 습득의 경로로 지목된 유럽국가 특히 독일로부터 통로를 차단하는 조처 등이 예상된다.

미국의 보다 강력한 제재가 예상되면서 굵직한 다국적기업들의 이탈은 연초부터 가시화됐다. 쉘, 지멘스, 알리안츠보험, 로이드보험 등이 이미 철수했고, 마지막 남은 가솔린 판매회사인 프랑스의 토탈도 지난달 28일 대이란 판매 중지를 발표했다. 스페인의 렙솔도 지난달 28일 이란의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개발 사업 포기를 발표하는 등 다국적기업들이 미국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한 조처들을 서두르고 있다.

이 와중에 지에스건설이 ‘사우스파르스 6~8단계 가스탈황 프로젝트’(16억달러)의 계약해지를 발표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큰 피해도 예상된다. 사우스파르스 12-2단계 액상처리시설공사(20억달러)와 이스파한 정유시설 증설공사 등을 진행중인 대림산업은 철수할 경우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 중국이나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은 안보리 결의안을 넘어선 미국과 유럽연합의 일방적인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이들 사업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란도 미국의 제재를 비웃듯 2012년 3월까지 국내 석유생산량을 1일 4300만리터에서 6천만리터로 늘리겠다는 비상계획을 발표하는 등 제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제문제 정보분석회사인 ‘스트랫포’는 완전한 해상 봉쇄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제3국을 거친 밀거래가 정상적인 거래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엉뚱한 피해자를 낳으면서 그 효과가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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