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자유 침해” 학생들 반발도
* 니캅 : 여성 얼굴 베일
* 니캅 : 여성 얼굴 베일
관용의 대륙으로 알려졌던 유럽에서 부르카, 니캅, 히잡 등 이슬람 여성의 전통복장 착용금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국가인 시리아에서도 니캅의 대학내 착용을 금지했다.
시리아 고등교육부는 18일 눈 부위를 빼고 모든 신체를 천으로 가리는 ‘니캅’의 대학 내 착용을 금지하는 지침을 하달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고등교육부는 학부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 14일 전국 대학 총장 회의를 열어 니캅 착용 금지를 결정했다면서, 니캅 착용은 “대학의 도덕과 모순되고 세속주의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공·사립 대학을 대상으로 한 이 조처에는 시리아 여성들에게 보다 보편적인 머릿수건인 ‘히잡’은 적용되지 않는다. 앞서 시리아 정부는 지난달 니캅을 착용한 공립 초등학교 교사 수백명을 행정직으로 전배하는 조처를 취했다.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들이 머리에 히잡을 두르는 것은 종교적 관행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일부 세속적인 정부들은 보수적 이슬람의 상징인 전통복장을 퇴출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집트에선 지난해말 니캅을 착용하면 수험생의 신원을 확인하기가 어려워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니캅을 금지하고, 니캅을 착용한 여성 뉴스앵커의 텔레비전 출연을 금지했다. 정교분리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는 터키 정부는 관청·대학 등 공공건물 내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세속주의적인 이슬람 국가에서 이런 움직임은 극단적 이슬람보수주의의 발호에 대한 각국 정부의 경계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부 여학생들과 교사들은 정부의 조처가 종교적 의무와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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