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외국인 8명 포함
결혼 앞둔 여성도 피살
기독교 지원받는 단체
결혼 앞둔 여성도 피살
기독교 지원받는 단체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 의료봉사단 10명이 피살됐다.
미국인 6명, 아프간인 2명, 독일과 영국인 각 1명 등 국제지원단(IAM) 소속 의료진 10명은 지난 6일 아프간 북부 바다크샨주 샤론 계곡에서 무장세력을 만나 참혹하게 살해됐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이들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약 260㎞ 떨어진 누리스탄주 외딴 고산지대인 파룬 계곡에서 2주동안 안과치료 의료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탈레반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은 “기독교 선교단을 발견하고 모두 살해했다”며, 이들이 의료봉사단이 아니라 “미국의 첩자”라고 비난했다. 탈레반은 희생자들이 현지 다리어로 된 성경을 가지고 있는 등 기독교 선교활동을 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망자 소속단체는 기독교 지원을 받지만 선교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단체 더크 프란스 단장은 “인도주의 활동단체로 무장도 하지 않았다”며 “한해 25만명이 혜택을 입는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고 말했다. 기독교 지원을 받는 이 단체는 1966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안과 진료봉사 등을 해왔다.
사망자 가운데 36살의 카렌 우는 영국 런던의 건강관리업체를 그만두고 아프간에 봉사활동을 왔다가 화를 당했다. 2주 뒤에 결혼식을 앞두고 있던 그는 “위험이 없을 수 없지만 의료지원은 필수적이며, 가장 절실한 이들을 돕기 위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소속 의료봉사단 블로그에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한명은 아프간에서 30년동안 봉사활동을 펴온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타임스>는 “무장세력이 여성이나 어린이를 자살폭탄테러범으로 쓰거나 부족장을 살해하는 행위를 금기시하고 구호단체의 활동을 보장해줬지만 이런 오랜 관행조차 깨지고 있다”며 “아프간 북부에서 치안이 불안해고 반군들이 돌아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7일 보도했다.
김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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