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보원활동에 수배
고국 못가 망명요구하다 체포
4년전 비슷한 소동으로 투옥
고국 못가 망명요구하다 체포
4년전 비슷한 소동으로 투옥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팔레스타인 당국의 수배 대상이 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 주재 터키대사관에 침입해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됐다. 2006년에도 비슷한 소동으로 투옥된 전력이 있는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느 쪽에서도 살기 어렵다고 호소했지만 다시 감옥에 갈 처지에 놓였다.
<로이터> 통신은 팔레스타인인 나딤 인자즈(33)가 17일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터키 대사관 창문을 통해 건물에 난입했다고 보도했다. 칼과 모형 권총, 석유가 든 깡통을 지닌 인자즈는 영사 부부를 인질로 잡고 2시간여 동안 경찰과 대치하다 대사관 경비원이 쏜 총에 다리를 맞고 체포됐다. 터키대사관은 인자즈를 심문한 뒤 이스라엘 경찰에 넘겼다.
인자즈는 인질극 도중 자신이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정보원이었다며, 망명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건물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이스라엘 텔레비전 <채널2>에 전화를 걸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존경한다. 살인마 유대인들한테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인자즈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돈을 횡령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인자즈가 2006년에도 텔아비브의 영국대사관에 모형 권총을 지니고 들어가 망명을 요구하다 붙잡혀 4년간 복역했으며, 출소한 지 2주 만에 인질극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인자즈는 그때도 신베트를 위해 일했지만 탄압을 받고 있고, 가족이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서안지구로 돌아가면 살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 뒤 신베트는 인자즈를 정보원으로 고용한 적 없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인자즈가 정신이 온전해 보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보안당국 관계자는 그가 신베트를 위해 일한 혐의로 수배 상태에 놓인 것은 사실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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