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목사 9·11 맞아 행사 계획에
“통제불능 될수도” 이란 등 경고 잇따라
“통제불능 될수도” 이란 등 경고 잇따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이 미국 플로리다의 한 교회가 9·11 테러 9주년에 맞춰 계획중인 ‘코란 태우기’ 행사가 시행된다면 전세계 미군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은 7일 <에이피>(AP) 통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코란을 태우는 것과 같은 행동은 여론을 달아오르게 하여 폭력을 부추기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활용될 수 있다”며 “실제로 진행된다면 아프가니스탄뿐 아니라 전세계 미군의 생명을 위협하고 임무 수행에도 적잖은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플로리다 게인즈빌의 침례교회 ‘도브 세계봉사센터’의 테리 존스 목사는 9·11 9주년이 되는 11일에 대대적인 코란 태우기 행사를 벌이겠다고 누리집(doveworld.org)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노골적인 이슬람 혐오주의자인 그는 최근 <이슬람은 악마>라는 책을 펴내기도 한 인물이다.
코란을 신성한 신의 언어로 받아들이고 있는 무슬림들에게 코란을 불경스럽게 다루거나 일부러 해를 가하는 행위는 큰 모욕이 된다. 지난 2005년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포로들의 증언을 끌어내기 위해 코란을 화장실에 놓고 한장씩 찢어 변기에 내렸다는 <뉴스위크>의 오보가 나간 뒤 아프가니스탄에서만 15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대규모 봉기가 일어났다.
존스 목사의 계획이 전해진 뒤 지난 6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도 수백명의 군중이 참여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이튿날인 7일 라민 메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서방 국가들이 종교의 신성함을 모독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남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무슬림 국가들의 감정이 통제불능 상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 경고하는 등 이슬람권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의 우려에 대해 존스 목사는 “사령관의 우려는 정당한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이슬람의 근본주의 분파들에게 더는 그들의 위협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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