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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다시 내분 수렁 빠지나

등록 2010-09-16 22:13

기독교계 현 대통령 권력분점 약속깨고 출마 선언
‘차기는 무슬림 몫’ 합의 어겨
아프리카 최대 인구(1억4000만명)의 석유부국인 나이지리아가 내년 1월 대선을 앞두고 남부 기독교와 북부 이슬람간의 갈등이라는 수렁에 또다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마르 야라두아 대통령의 사망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조너선 굿럭(52) 대통령이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굿럭이 이날 서둘러 출마를 선언한 것은 전 군사독재자 이브라힘 바방기다(69)가 이날 출마선언을 하는 것을 훼방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굿럭의 출마선언은 1999년 민정 이양 때 이슬람 북부 지도자와 기독교 남부 지도자 간의 권력 분점 합의를 정면으로 깨뜨린 것이다. 남과 북은 2번 임기(8년)씩 정·부통령을 나눠갖기로 한 합의에 따라 1999~2007년 두차례 집권한 남부 출신의 올루세군 오바산조에 이어 북부 출신의 야라두아가 2008년 대통령에 선출됐다. 그러나 야라두아가 지난 5월 오랜 와병 끝에 사망해 남부 출신인 굿럭 부통령이 잠정적으로 대통령직을 맡아오면서 대통령 자리를 두고 남북간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북부의 무슬림들은 차기 대통령직은 권력 분점 합의에 따라 북부 출신이 맡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차기 대선 후보로 누가 나설지에 대해 북부의 정치지도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983년 쿠데타로 8년간 집권했던 바방기다와 그의 쿠데타로 쫓겨났던 또다른 군사독재자 무하마두 부하리(67)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고, 북부의 유력 주지사들도 출마를 준비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굿럭 대통령이 현직이라는 이점과 풍부한 석유자금을 업고 대선 출마를 밝힌 것이다. 내년 대선에선 남부의 굿럭에 맞서 한명 이상의 북부 출신이 나서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04~2007년 나이지리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존 캠벨은 “권력 분점 합의가 깨지면서 굿럭의 당선 여부에 관계없이 폭력사태와 정부기능 마비에 이어 군사쿠데타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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