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최고위급 만남위한 사전 협상 성격” 보도
탈레반 적극성 보여 성과 주목…미도 태도변화
탈레반 적극성 보여 성과 주목…미도 태도변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이 아프간 9년전쟁 종식을 위한 고위급 비밀회담을 진행중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아프간과 아랍권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협상이 ‘사전 협상’ 성격임을 강조했으나, 탈레반의 최고 지도위원회인 ‘퀘타 슈라’와 최고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를 온전히 대변하는 대표단이 처음으로 참석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소식통 5~6명 중 한 명은 “탈레반이 이번 협상에서 출구를 찾는 데 매우 진지하다”고 말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협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탈레반은 이번 회담에서 탈레반의 아프간 정부 참여, 미군과 나토군 철수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탈레반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회담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은 탈레반 내부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탈레반 지도부는 하부 조직에서 점점 더 과격한 분자들이 생겨나고 이들이 자신들의 통제권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런 요인들 때문에 탈레반 지도부는 아프간전의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승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번 협상이 미국이 협상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전에도 공식적으로는 “아프간전은 군사적인 방법만으론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해왔지만, 실제로는 최근에야 탈레반과의 협상에 완전히 개방적인 태도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는 올해 여름 나토 회원국들의 소극적 자세와 미국 국내의 아프간전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상이 어디서 열리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한 소식통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최근 회담이 열렸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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