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특사 현지 조사뒤 보고
반군들이 집단 성폭행을 저지른 마을에 치안유지를 위해 배치된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군 역시 성폭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비시>(BBC)는 14일 반군들에 의해 집단 성폭행이 자행된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와리칼레 지방에서 이번에는 정부군이 마을 주민들을 성폭행하거나 살해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지난주 이 지역을 방문한 마르곳 월스톰 유엔 특사의 전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월스톰 특사는 마을 주민들과 이곳에서 활동하는 유엔 직원들로부터 들은 이같은 내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LR)과 콩고 마이마이 반군은 지난 7~8월 유엔 평화유지군 주둔지에서 불과 30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 여성과 어린이 350여명을 집단 성폭행했고, 이후 콩고민주공화국은 피해 마을 치안 유지를 위해 정부군 수천명을 파견한 상태다.
윌스톰 특사는“반군들에 의해 황폐화된 마을이 지금은 정부군 때문에 고통받고 있을 가능성은 상상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쥐의 시체가 여성의 몸보다 처지가 낫다”는 말이 현지에서 떠돌 정도라고 말했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군의 와리칼레 지방 군사작전은 민간인 보호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도 말했다. 그는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정부군의 성폭행 범죄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스톰 특사는 서구 국가에서 기업들의 콩고민주공화국 지하자원 사용 여부를 공개하게 강제하는 법률이 제정되어야 한다고도 호소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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