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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러시아, 아프간전 나토 지원요청 수용”

등록 2010-10-28 09:40

소련의 아프간 침공 약사
소련의 아프간 침공 약사
영국 ‘인디펜던트’ 보도…헬기지원·군 훈련 돕기로
“주변지역 이슬람 무장세력 제압할 의도” 분석
소련군이 패주한 지 21년 만에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전쟁에 다시 발을 담그려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요충인 아프간을 제압하려는 미국의 전쟁에 러시아가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되는 어지러운 합종연횡의 결정판이 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가디언>은 27일 러시아가 헬리콥터 지원과 아프간 정부군 훈련 등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돕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 신문은 다음달 19~20일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이에 공식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과 나토군이 희망하는 주요 지원 품목은 러시아의 Mi-17 헬기다. 아프간 지형에 알맞은 기종으로 미군 헬기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15년 아프간 정부에 대한 치안권 이양을 앞두고 아프간 헬기 조종사 교육 등도 논의되고 있다. 나토는 최근 주요 병참선인 파키스탄 서부에서 무장세력의 공격이 빈발해 새 보급로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아프간군 장교들이 이미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있고, 러시아가 아프간의 폴란드군에 제공하기로 한 헬기 5대 중 2대가 연말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달 미국 국방부를 방문해 “서방 평화유지군이 임무를 완수하기 전에 아프간을 떠나지 않기를 희망하며, 러시아는 참전용사들(소련군)의 경험을 미국에 전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개입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러시아의 아프간전 개입은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해 몰락을 재촉한 경험에 비춰서도 주목받지 않을 수 없다. 소련군은 1979년 아프간 수도 카불을 손쉽게 점령했지만 무자헤딘(아프간 이슬람 반군)의 저항으로 고전하다 1989년 철군했다. 당시 미국은 무자헤딘에 자금을 대고 소련군 헬기를 무력화시키는 스팅어 미사일도 공급했다. 이때 활약한 무자헤딘 일파가 탈레반으로 성장해 1996년 정권을 잡았지만 2001년 미국의 침공으로 다시 게릴라 집단이 됐다. 러시아로서는 미국의 지원으로 자신을 패퇴시킨 세력을 이번에는 미국과 함께 공격하게 된 것이다.

러시아가 뼈아픈 과거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전에 끼어들기로 한 것에는 자국 내 체첸 반군과의 싸움처럼 남쪽의 이슬람 무장세력을 제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아프간인들에게 침략세력으로 각인된 러시아의 개입이 탈레반의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1980년대에 아프간 주둔군 증파와 철군을 결정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공산당 서기장은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에서의 승리는 불가능하다”며, 미국이 제2의 베트남전을 피하려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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