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케이크’ 자체 생산
P5+1 회의 전망 어두워
P5+1 회의 전망 어두워
이란이 서방과의 핵 협상을 하루 앞두고 우라늄 농축 원료를 자체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비비시>(BBC) 등은 이번 협상이 다음번 협상 날짜를 잡는 것 이외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전문가들의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알리 악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는 5일 국영 <프레스 티브이>에 우라늄 농축 원료로 사용되는 산화 우라늄인 ‘옐로케이크’를 자체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살레히 대표는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 인근의 가친 광산에서 생산한 옐로케이크를 이스파한의 핵 시설로 운송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옐로케이크 생산은) 이란이 우라늄 탐사에서 채굴, 옐로케이크 변환, 핵연료봉 제조까지 핵 연료 주기 전 과정에서 자급자족 체제를 갖추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금까지 옐로케이크를 자체 생산하지 못했으며, 국제 사회의 이란 제재로 옐로케이크 수입도 끊긴 상태였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은 이란이 핵 무기 개발 의도가 있다고 보고 제재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란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핵 이용을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이 옐로케이크 자체 생산을 발표하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참여하는 ‘P5+1’ 회의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6~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 하루 전날 이란이 이런 발표를 한 것은 이란이 서방의 제재에 상관없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은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의 마이크 해머 대변인은 “이런 발표는 이란의 (핵 개발) 의도에 대해 다시 한번 의구심을 품게 한다”고 말했다.
이란이 외부 수입 없이 자체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가동할 만큼 충분한 양의 우라늄을 채굴해 옐로케이크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서방 쪽 익명의 외교관은 “이란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우라늄 광산 규모가 과장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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