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안 천연가스 매장량
지중해서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매장량 확인
주변국도 탐사 서둘러…에너지주 17배 폭등
주변국도 탐사 서둘러…에너지주 17배 폭등
더 이상 이스라엘을 아랍 자원 부국들에 둘러싸인 에너지 빈국으로 묘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업체 노블에너지가 이스라엘 연안의 ‘리바이어던’ 광구에서 4531억㎥의 천연가스 매장량 확인 사실을 발표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발표대로라면 이스라엘이 100년간 쓸 수 있는 분량으로, 지난 10년간 세계 심해에서 확인된 천연가스 매장량 중 최대다.
1990년대부터 지중해 연안에서 천연가스와 석유를 탐사해 온 이스라엘은 이 소식에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스라엘의 취약점인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전기를 맞은 데다, 국부가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데이비드 스토버 노블에너지 사장은 “이스라엘이 천연가스 수출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천연가스 매장 광구는 리바이어던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에는 리바이어던 인근 해저의 ‘타마르’ 광구에서 2379억㎥의 매장량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에 매장량이 발표된 리바이어던은 타마르를 비롯한 나머지 4개 광구의 매장량 합을 능가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지난 3월 이스라엘 연안의 천연가스 매장량이 미국의 절반인 3조4547㎥에 이르고, 석유도 17억배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천연가스 붐은 올해 이스라엘의 에너지 관련 주가를 1700% 밀어올리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대박’에 주변 적수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경을 맞댄 레바논은 처음으로 석유탐사법을 만들고 외국 업체들을 상대로 시추권 경매에 나섰다.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는 지난달 리바이어던 광구 매장량의 3분의 1은 레바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천연자원 이익 수호를 위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증시에서는 에너지 탐사 관련 정보를 부풀리는 작전세력이 등장하고, 당국이 수사에 나서는 소동도 일고 있다. 에너지 수익세를 더 거두려는 이스라엘 정부와 외국 업체의 갈등도 불거졌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노블에너지에 대해 수익세를 올리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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