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문서서 드러나
지난 1월 국가안보회의때
수비대 사령관이 ‘하극상’
지난 1월 국가안보회의때
수비대 사령관이 ‘하극상’
마무드 아마디네자드(54·사진) 이란 대통령이 회의 도중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에게 폭행을 당하는 하극상이 발생했다고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31일 폭로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아제르바이잔 바쿠 주재 미국 대사관의 지난 2월 외교전문을 보면, 이란 사정에 밝은 아제르바이잔 소식통은 아마디네자드가 지난 1월 국가안보회의에서 정국 불안을 해소할 대책을 협의하다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인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53) 소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당시는 2009년 6월 대선 부정선거 논란으로 인한 대규모 시위 여파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때였다. 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체제 수호를 위해 설립된 군사조직으로 이란 내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대통령을 폭행한 것은 엄연한 하극상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선거 이후 악화된)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언론자유 확대를 포함해 개인과 사회에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에 잠겨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자파리 총사령관이 격분해 아마디네자드에게 “당신 잘못이다. 이 혼란을 일으킨 당사자는 바로 당신이다. 그런데 지금 당신이 언론자유 확대를 이야기하느냐”고 말했고, 이어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뺨을 때렸다. 국가안보 회의는 즉각 중단됐고, 그 후로도 2주 동안 열리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자파리는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2007년 아마디네자드와 절친한 전임자를 전격 해임하고 아마디네자드를 견제하기 위해 임명한 인물이다. 이번 사건은 이란 보수파 지도부 내의 갈등관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혁명수비대 최고 감찰기구 간부인 아야톨라 아마드 자나티가 중재에 나서 국가안보회의는 다시 열릴 수 있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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