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25석 보유한 제2당 탈퇴…미국, ‘아프팍 전선’ 영향줄까 촉각
2008년 출범한 파키스탄 민선정부가 연립정부 내 제2당의 탈퇴로 붕괴 위기에 놓였다.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하던 연정의 붕괴 가능성에 미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파키스탄인민당의 연정 파트너로 의회에서 25석을 보유한 무타히다카우미(국가연합)운동이 2일 연정 탈퇴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무타히다카우미운동은 “우리는 반국민적인 정책들에 대한 불신임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무타히다카우미운동은 최근 소속 장관 2명을 철수시키며 석유가격 9% 인상 철회와 자신들의 주요 지지 기반인 카라치에서의 권한 강화를 요구했으나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가 거부하자 야당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이로써 연정은 의석이 과반에 12석 모자란 160석으로 줄었다.
연정 제2당의 탈퇴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과 길라니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 정권에 대한 대중적 불만 고조의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물가 오름세와 부패 척결 노력의 부족,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의 계속되는 전투와 테러, 여기에 대홍수까지 겹쳐 정부에 대한 원망이 솟구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7석을 보유한 이슬람주의 정당이 연정에서 떨어져나갔다.
파키스탄 정치 분석가들은 무타히다카우미운동이 제1야당인 파키스탄무슬림연맹-엔(N)과 합세해 총리 불신임을 추진하면 정권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쿠데타로 집권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9년 독재를 끝낸 민선정부가 붕괴되고 좀더 이슬람주의적인 정권이 들어서면 아프간-파키스탄전선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암살당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자르다리 대통령은 임기가 2013년까지이기는 하지만 길라니 총리가 실각하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파키스탄무슬림연맹-엔이 사이가 아주 좋지 않은 무타히다카우미운동과 연대할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 많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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