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오늘부터 ‘분리독립’ 국민투표
문맹 주민위해 그림 투표 도입
문맹 주민위해 그림 투표 도입
아프리카 수단의 남·북 분리독립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9일부터 일주일간 실시된다.
남부 수단 주민 826만여명 중 393만명이 투표인 등록을 마쳤다. 이번 투표는 찬성표가 압도적일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도 남부 수단의 독립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변이 없는 한 또 하나의 나라가 생길 게 확실시된다. 현재 수단은 아프리카 최대, 세계 10위의 면적에, 전체 인구는 4393만여명에 이른다.
수단은 1956년 1월 이집트와 영국의 공동지배에서 독립한 이후 2005년 남부 수단에 자치정부가 설 때까지 40년에 걸친 두 차례의 내전으로 수백만명이 숨졌다. 수단의 남·북간 첨예한 갈등과 대립은 애초 제국주의 국가들이 종족과 종교 등 주민들의 이질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국경선을 획정한 데서 비롯했다. 북부 평원지대는 아랍계 무슬림들이 주류인 반면, 남부 삼림지대는 기독교나 토속신앙을 따르는 소수민족들이 많다.
남부 자치정부는 주민들의 85%가 문맹인 점을 감안해 그림 투표용지를 도입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7일 전했다. 투표용지의 분리독립 ‘찬성’ 칸엔 한 손바닥, ‘반대’칸엔 두 손을 맞잡은 그림이 그려져있다. 이 때문에 요즘 자치정부 관리들은 악수 대신 서로 한 손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식 인사를 한다고 한다. 15일 종료되는 이번 투표에서 60% 이상의 투표율에 과반의 찬성이 나오면 남부 수단은 독립국 수립 절차를 밟게 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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