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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튀니지 분신청년 어머니 “아들 자랑스러워”

등록 2011-01-21 20:32수정 2011-01-21 22:37

영 언론과 인터뷰…“아들이 변화에 어떤 역할 했나 알고싶다”
“나는 아들을 잃었다. 그렇지만 나는 아들이 한 일이 자랑스럽다.”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촉발시킨 분신자살 노점상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어머니 마누비아(48·사진)는 20일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누비아는 “정부가 아들이 그렇게 하도록 만들었다. 한번도 기회를 준 적이 없었다. 우리는 가난했고 정부는 우리가 힘이 없다고 여겼다”고도 했다.

튀니지 중부 시디 부지드에서 살았던 26살 청년 부아지지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수레에 과일과 채소를 싣고 다니며 팔았다. 그의 벌이가 가족의 유일한 수입이었다. 그는 지난달 17일 허가를 받지 않고 장사를 한다는 이유로 지역당국자에게 노점을 압수당할 위기에 빠졌다. 언쟁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부아지지는 당국자에게 따귀를 맞았다. 여동생 레일라(24)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따귀를 맞아 수치심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자기 몸에 불을 질렀다. 가난이 일상적인 지역인 시디 부지드에서 이 사건은 큰 분노를 일으켰다. 노동조합과 교사, 변호사 등이 시위를 조직했다. 처음에는 튀니지 정부의 언론 통제로 사건의 파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분신이 인터넷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퍼지면서 문제는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심한 화상을 입은 부아지지는 수도 튀니스의 병원으로 옮겨졌고 자인 엘아비딘 벤알리 당시 대통령도 문병을 왔다. 벤알리는 시디 부지드 지방에 일자리와 각종 혜택 제공을 약속했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1월4일 부아지지가 숨지자 사람들은 “잘 가라 모하메드. 우리가 복수해주겠다”고 외쳤다. 열흘 뒤인 14일 23년을 집권했던 벤알리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마누비아는 아들의 죽음이 자신을 정치적으로 각성시켰다고 설명했다. “나는 벤알리가 국가 재산을 어떻게 훔쳤는지는 알았다. 튀니지뿐만 아니라 리비아의 빈민들 역시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튀니스에 가서 시위 상황을 보고 싶다. 아들이 변화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고 싶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예멘에서도 19일 실업 상태였던 한 청년이 분신했다고 보도했다. 부아지지의 분신으로 튀니지 독재정권이 무너진 이후 분신 사태는 튀니지 인접국가인 알제리, 이집트, 모리타니 등으로 번지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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