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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재스민 혁명’ 예멘 철권통치도 위협

등록 2011-01-23 22:16

32년 집권 살레 대통령 ‘불똥’
대학생 등 이례적 퇴진 시위

국민 절반이 ‘하루 2달러’ 삶
정부-알카에다 전투로 피폐
“꺼져 알리. 네 친구 벤알리하고 같이 가버려.”

22일 예멘 수도 사나국립대학교에서 2500여명의 시위대가 32년째 철권 통치를 하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반정부 시위로 자인 엘아비딘 벤알리 23년 독재 정권이 무너진 튀니지 ‘재스민 혁명’에 자극받아 있었다. 예멘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남부 항구도시 아덴에서도 살레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여성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22명이 체포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 이후 독재 정권에 저항하는 반정부 시위가 아랍권 여러 나라로 번지고 있지만, 군사적 긴장 상태가 높은 예멘까지 미친 파장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아라비아반도 남단에 있는 예멘은 정부군이 산악지대를 거점으로 삼고 있는 알카에다 및 남부 분리주의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으며, 정치적 자유는 거의 허용되지 않고 있다. 군인 출신인 살레 대통령은 1978년 북예멘 대통령이 된 이래 1990년 남·북 예멘 통일 이후에도 현재까지 계속 대통령이다. 이달에는 헌법에서 대선 출마 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제출해 사실상 종신 집권을 추진중이다. 살레 대통령은 2002년 더 이상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약속을 뒤집었다.

국민들의 삶은 피폐하다. 국민 절반이 하루 2달러 이하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도로의 10분의 1 이하만 포장되어 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정부군과 알카에다와의 전투를 피해 수십만명이 고향에서 떠나있는 상태다. 살레 정부는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소득세를 절반으로 줄이고 물가 통제에 나섰으며, 한편으로는 무장 경찰과 군인을 수도 사나와 주요 도시 곳곳에 배치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불만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사나대학교 시위 조직자 중 한 명인 푸아드 다하바는 “이번 시위는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사나 시내와 대통령궁 앞을 행진할 계획”이라고 <에이피> 통신에 말했다.

대테러센터에서 일하는 예멘 출신 미국인 무시드 알리는 <알자지라>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게 당연하다. 사람들은 굶주리는데다가 발전은 없다”며 “예멘 정권은 그 자체가 예멘에 테러다. 예멘 정권은 알카에다를 서구에서 돈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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