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예루살렘 정착촌들 이스라엘에 편입해도 좋다” 제안
‘알자지라’‘가디언’ 비밀문서 공개
난민 귀환 문제도 대폭 양보 하마스 맞서 이스라엘과 공조
자치정부 정통성에 큰 타격 …팔레스타인 “완전 거짓투성이” 반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중동평화회담에서 팔레스타인 협상대표가 이스라엘 쪽에 전례없이 엄청난 양보를 했던 사실이 폭로되면서, 2년째 교착상태인 중동평화협상이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1999년부터 2010년까지 협상 진행과정을 담은 팔레스타인 쪽 기밀문서 1600여건을 단독입수해 23일 영국의 <가디언>과 함께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1차로 공개된 8개 문서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2008년 미국 애나폴리스에서 열린 협상에서 1967년 이후 건설된 동예루살렘 내 이스라엘 정착촌 가운데 “단 한 곳만을 제외한 모든 정착촌을 양보한다”고 제안해 사실상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점유를 인정했다. 팔레스타인 쪽은 대신 소수계인 아랍계가 거주하는 요르단강 서안-이스라엘 경계지역을 넘길 것을 요구했다. 팔레스타인 쪽은 또 아랍인들이 ‘거룩한 땅’이라 부르는 알하람-알샤리프(유대인들도 ‘템플마운트’라 부르는 성소)의 공동관리도 제안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교환 제의는 요르단강 서안지역 내 대형 정착촌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이 거부했고, 미국은 이스라엘 편을 지지하며 팔레스타인 쪽에 추가 양보를 압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양보안이 사실이라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가 될 동예루살렘을 양보하거나 교환 대상으로 삼은 셈이기 때문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은 알하람-알샤리프의 알아크사 모스크에 있는 ‘바위의 돔 사원’의 주권 양도를 거부해 캠프데이비드 협상을 무산시켰던 전례도 있다. 지난 11년간 협상 내용을 기록한 비밀문서와 전자우편, 지도, 고위회담 및 개별협상의 초록 등 수천쪽에 달하는 이들 문서는 출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디언>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리들과 법률가들이 협상준비 과정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팔레스타인 쪽이 난민 귀환권을 대폭 포기하는 제안을 했고 이스라엘 쪽이 자국 내 아랍계를 새로 건설될 팔레스타인 국가로 이주시킬 것을 제안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문서들도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들 문서를 검토한 <가디언>은 평화협정에 합의하지도,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을 중지시키지도 못한 팔레스타인 정부의 취약성과 자포자기적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 협상대표의 오불관언한 협상자세, 미 행정부 관리들이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들을 무시하는 태도” 등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비밀문서 공개는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전체 아랍권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임기가 끝난 상황에서 집권을 연장해 오고 있는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정통성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완전히 거짓투성이”라며 조작된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중동평화협상을 중재해온 미 행정부에 대해선, 당장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이 불법이라는 국제법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유엔안보리의 결의안에 거부권 행사를 하지 말라는 국제적 압력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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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밀문서 공개는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전체 아랍권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임기가 끝난 상황에서 집권을 연장해 오고 있는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정통성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완전히 거짓투성이”라며 조작된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중동평화협상을 중재해온 미 행정부에 대해선, 당장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이 불법이라는 국제법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유엔안보리의 결의안에 거부권 행사를 하지 말라는 국제적 압력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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