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93살로 입원…국민들 우려 높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철폐에 대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넬슨 만델라(93) 남아공 전 대통령이 28일 사흘째 입원했다. 남아공 정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가 일부 호흡 관련 질환을 보여 적절한 조처를 했으며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넬슨 만델라 재단은 만델라 전 대통령이 지난 26일 수도 요하네스버그 밀파크 병원에 입원했다며 ‘정기 건강검진’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그가 아흔살을 넘긴 고령이인데다, 만델라의 부인인 그라사 마셸은 물론 전 부인인 위니 마디키젤라-만델라 등 친지들이 병원을 찾은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심각한 상황에 있는 것 아닌가라는 관측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현지 언론인 <빌드>를 인용해 만델라의 손녀인 엔딜레카가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이 괜찮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아공 대통령실은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제이컵 주마 대통령이 만델라의 최근 상태를 보고받고 있다며 건강하다는 말은 피한 채 “병원 내 뛰어난 전문의료진의 담당 아래 좋은 모습이며 편안하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어서 칼레마 모틀란테 부통령과 만델라의 주치의 등이 나와 기자회견을 통해 만델라가 “의학적으로 크게 심각한 상태에 있지 않다”며 “그 나이에서 볼 수 있는 호흡 관련 이상 증상을 보여 정밀 검진과 조사를 했으며, 이는 지난 몇년간 진행돼 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만델라가 친지들의 방문을 받고 있으며 의식이 정상적인 상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만델라는 수감 중에 폐결핵을 앓았으며 호흡기 감염으로 여러 차례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밀파크 병원은 관례대로 만델라 전 대통령의 용태를 밝히길 거부했다. 병원 주변엔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의 건강 회복을 기원하는 글들이 빼곡히 붙었다.
만델라는 27년의 수감생활을 거쳐 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94년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이 됐으며, 99년 첫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뒤 2004년 이후엔 거의 공식 활동을 하지 않았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아주 드물게 모습을 드러냈는데 만델라 재단은 지난해 11월 미국과 남아공 축구팀이 그를 기념해 경기를 했을 때 축구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으며, 지난해 7월 남아공 월드컵 폐막식 행사엔 부인과 함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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