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사무실 등 폐쇄
자인 엘아비딘 벤알리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꾸려진 튀니지 과도정부가 6일 집권 여당인 입헌민주연합(RCD)의 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파흐라트 라즈히 과도정부 내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입헌민주연합의 모든 모임을 금하고, 정당의 모든 사무실과 정당 소유의 회합 장소의 폐쇄를 명한다”며 “이는 국가의 더 큰 이익을 지키기 위한 과감한 긴급조처”라고 밝혔다. 입헌민주연합은 반정부 시위에 밀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한 벤알리 전 대통령의 핵심 통치 기반이었다. 입헌민주연합의 활동 금지가 정당 해산으로 이어질 경우, 벤알리 축출 이후 튀니지 구체제를 일소하는 또 하나의 극단적 조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도정부의 이러한 조처는 다시 불붙은 시위를 잠재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에이피>(AP) 통신은 “(집권 여당의 활동 금지) 발표가 케프시 북서부에서 경찰의 발포로 2명의 시민이 숨진 이후 성난 시위대들이 경찰서를 불태운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고 전했다.
아랍권에 민주화 바람을 불러일으킨 튀니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로 6일 2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4일에도 경찰이 쏜 총에 맞아 2명이 숨졌다. 23년간 독재를 펴온 대통령의 축출과 과도정부 구성에도 튀니지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에이피>는 “튀니지인들은 ‘대중 혁명’을 되돌리려는 벤알리의 충성파들이 입헌민주연합에 똬리를 틀고 무정부 상태란 씨를 뿌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튀니지 대선은 6~7개월 뒤에나 실시될 예정이다.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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