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총선 재실시 요구
서구 의식 “대선후보 안낼 것”
서구 의식 “대선후보 안낼 것”
“더이상 양보는 없다. 무바라크 퇴진에 일주일의 시한을 주겠다.”
이집트 최대 야권세력 무슬림형제단의 대변인 에삼 엘에리안은 8일(현지시각)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최후통첩성 경고를 보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엘에리안은 이날 인터뷰에서 “무바라크는 정권의 상징이었으며 정부 인사들을 조종해왔기 때문에, 무바라크 주변 인물들은 상황을 조정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일주일이란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무슬림형제단의 부의장인 라샤드 모하메드 알바유미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뿐만 아니라 체제 전부가 물러나야 한다”며 “지난해 11월 총선은 총체적 부정선거였기 때문에 다시 치러야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엘에리안 대변인은 “우리는 (민주화 시위) 선두에 있지 않으며 한걸음 물러서 있다”며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며 의회 다수석을 차지할 계획도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또 “광범위한 연합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무바라크와 그의 가족들에게 파괴당한 이집트를 재건하는 일은 우리만이 아닌, 이집트인 모두의 일이다”고 말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이처럼 신중함을 보이는 것은 과격 이슬람 단체라는 서구의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엘에리안은 “오바마, 클린턴, 캐머론, 사르코지는 우리가 선두에 있는 것을 보면, 우리를 또다른 호메이니나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볼 것”이라면서 “우리는 정치적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더 넓은 구도에서다”라고 말해, 광범위한 반무바라크 연합의 틀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내비쳤다.
영국 더럼대학의 이집트 정치 분석가 카릴 알아나니는 “무바라크 정권은 무슬림형제단의 영향력을 과장해 이집트와 서구에 위협이라는 것처럼 묘사해왔다”며 “하지만 내일 이집트가 자유로운 총선을 해도 무슬림형제단이 다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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