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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군부, ‘권력중추’ 전면으로

등록 2011-02-12 03:00수정 2011-02-12 09:28

‘민주화시위대-무바라크’ 사이 줄타기 끝내
국민신뢰 얻고 ‘안정적’ 이집트 개혁 임무
이집트 군부가 1952년 가말 압델 나세르에 의한 쿠데타 이후 50여년 만에 권력의 새로운 중추로 전면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각)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모든 통치권을 군사 최고회의에 넘겼다. 이집트 국민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던 군부는 이제 ‘안정적’으로 이집트 개혁을 추진할 임무를 부여받게 됐다.

군부의 입장은 시위 초기 이후 계속 정국의 열쇠로 주목받아왔다. 폭력적인 경찰들의 진압이 시위대의 분노를 더 격화시킬 뿐 시위 상황이 계속 확산되자 군이 어느 편에 설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실제 군이 타흐리르 광장 등에 나타나자 시위대는 “군대는 우리 편”이라며 환호했고 군대도 우호적인 제스처로 화답했다.

하지만 명확한 태도는 금방 드러나지 않았다. 중동전쟁 이후 28년 만에 처음 소집된 이집트 군사최고회의가 10일 코뮈니케 1을 통해 “국가 수호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군 지휘관들이 광장에 나가 “오늘 여러분의 요구가 들어질 것”이라고 할 때만 해도 군이 시위대의 편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잇달아 무바라크가 즉각퇴진 불가를 밝히고 11일 군사최고회의가 코뮈니케 2를 발표하며 무바라크가 제안한 개혁안을 지지한다고 발표하자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군부가 무바라크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고,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들 사이에선 배신감과 혼란이 번졌다.

튀니지의 자인 엘아비딘 벤알리 대통령이 다시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연설을 한 뒤 단 하루만에 군부가 지지를 거부해 급히 튀니지를 떠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집트 군부는 무바라크와 시위대 사이에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왔다.

이제 공은 군사최고회의에 넘어갔다. 군사최고회의가 ‘사태가 종료되는 대로’긴급조치법을 철폐하겠다고 약속했고, ‘자유롭고 공정한 대선’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전체 야권세력과 대화가 곧 재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최고회의는 지난해 선거에서 불법선거로 규탄받았던 현 의회를 해체하고 헌법재판소장과 함께 국정을 운영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시위대의 기존 주장을 대폭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술레이만은 중동평화협상 등에 중요 역할을 하며 미국의 선호를 받아왔고 탄타위도 최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5차례 전화통화를 하며 긴급한 협의를 해왔다는 점에서, 중동평화체제의 골간이 흔들리거나 하는 급작스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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