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군사위 “선거 전까지 권력이양 절차 관리”
최고실세 탄타위·아난 개혁보단 체제안정 선호
권력이양뒤 권한 누릴지 한발 물러설지 미지수
최고실세 탄타위·아난 개혁보단 체제안정 선호
권력이양뒤 권한 누릴지 한발 물러설지 미지수
권력의 민정이양 준수를 밝혀 온 이집트 군부는 13일 헌법 효력을 정지하고 의회를 해산했다. 또 6개월 내 총선을 실시한다는 정치 일정도 발표했다. 군 최고군사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코뮈니케에서 이런 내용과 함께 위원회가 앞으로 6개월 동안 권력이양 절차를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부의 이런 발표 내용은 그동안 민주화 운동 세력의 주요한 요구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또 코뮈니케는 헌법 개정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의 절차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뮈니케는 군부의 민정이양 관리기간을 6개월 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가 이뤄지기 전까지로 부연 설명해 그 시기가 좀더 연장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집트 최고군사위원회의 이번 발표는 군부가 민주화 운동 세력의 요구에 부응해 무바라크 이후 과도기 동안 관리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18일간의 시위기간에 정권과 시위대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던 군부는 지난 12일 최고위 명의의 ‘코뮈니케 4호’를 통해 권력의 민정이양과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정 준수를 약속했다. 이번 코뮈니케는 불과 하루 만에 나온 5호다. 무바라크의 퇴진과 함께 내각 및 의회 해산, 헌법수정, 총선 재실시 등을 요구하는 시위대 앞에서 군은 지난 10일 “모든 요구가 수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신들은 이집트 국민들 사이에서 “군은 이집트에서 가장 깨끗한 조직으로 신뢰를 받아왔다”고 지적해왔다. 이집트 군부는 왕정을 무너뜨린 1952년 나세르 혁명 이후 이집트 정치경제의 중추세력으로서 막대한 기득권을 행사해 왔고, 무바라크라는 보스가 퇴진한 이후에는 세력 유지 차원을 넘어 국가 수호자로서 위치를 굳히고 있으며 그에 부응한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물론 불안한 요소는 존재한다. 최고 실력자로 등장한 무함마드 탄타위(75) 최고군사위 의장과 사미 아난(63) 합참의장의 역할과 개인적 성향은 민주개혁 지지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임을 거부한 무바라크의 퇴진을 강요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과거 무바라크 정권의 수혜자였으며, 군부의 위상과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 고립된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재빠른 계산을 한 인물들로 평가된다.
최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전문에 따르면, 탄타위는 ‘무바라크의 푸들’이란 별명으로 불리지만 아주 영악하고 경험이 많은 인물이며, 정치·경제개혁보다는 체제 안정과 현상유지에 신경을 쓰는 인물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2인자인 아난 합참의장은 좀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인물은 아니지만, 상당히 명석하고 상대적으로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 인물이다.
영국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RUSI)의 샤샹크 조시 연구원은 이집트가 명목상의 권력만을 민간에 이양하고 실질적 권한은 군부가 계속 쥐게 되는 ‘파키스탄 모델’이 될 수도 있으며, 군부가 1960년 이후 4차례나 정부를 전복시키고도 민주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터키 모델’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태호 류재훈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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