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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군은 민주주의 지키고 민간이 정부 책임져야”

등록 2011-02-15 19:11수정 2011-02-15 22:06

오사마 알 가잘리 하르브
오사마 알 가잘리 하르브
“민중의 뜻 군부에 영향줄것
미국과의 관계도 조정 필요”
[김규원 기자의 이집트 통신] ‘민주전선’ 하르브 인터뷰

“사람들은 군부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군부의 판단은 무엇의 영향을 받는가? 그것은 민중이다. 결국 이집트에서 민주주의가 자리잡는 데는 민중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14일 카이로의 신시가지인 뉴카이로 자택에서 만난 오사마 알 가잘리 하르브(65·사진) 민주전선당 대표는 6개월 뒤에 이집트에서 ‘진짜’ 민주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민주화가 하룻밤의 마술은 아니지만, 민중의 의지는 단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오는 18일에도 신속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1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전국의 거리에 다시 나와 ‘승리의 날’ 행진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이 시작한 이 시위에 18일 내내 함께 참여해 싸웠지만, 이런 명백한 승리는 그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5천년 전 첫 파라오가 이집트를 건설한 뒤 가장 역사적이고 혁명적인 사건”이라는 것이 그의 평가다.

그러나 아직 정국의 주도권은 군부가 쥐고 있고, 군부는 민주주의로 가는 길에서 가장 중대한 변수다. 60년 동안 세 대통령을 배출한 군부가 기득권을 그리 쉽게 포기하지는 않으리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하르브 대표는 “군부가 이집트의 민중을 위해 일한다고 믿는다”며 조심스럽게 군의 새로운 역할을 제안했다. 군부가 민주주의와 세속주의의 수호자가 되고, 민간이 군부를 존중하며 정부를 책임지는 터키의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집트는 1923년에서 1952년까지 29년 동안 이미 민주 국가였다. 터키 방식이 아니더라도 이집트는 민주주의의 전통이 있다.”

이번 혁명 뒤 이집트가 중동의 맏형이었던 예전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이집트인들 사이에서 자주 나온다. 그의 의견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다시 중동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과거 나세르처럼 권위주의적 헤게모니를 갖는 것이 아니라, 중동 최초의 민주 국가로서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는 게 내 희망이다. 이집트가 민주주의와 인권으로 중동의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다만 미국과의 관계는 조금 독립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 헌법에 의해 선출될 대통령 후보와 관련해서는 중립적인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 자신이 야당 당수로 스스로 출마할 수 있는데다 유력한 후보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자유주의라는 이념을 공유하는 정치적 동반자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는 엘바라데이에 대해 “국외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생각으로 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고 호평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대해 물었다. “한국은 경제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를 모두 달성했다는 점에서 이집트의 미래 모델이다. 앞으로 두 나라의 관계가 더 가까워지고, 두 나라가 더 많이 교류하기를 바란다.”

카이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하르브 대표는 무바라크 체제를 비판해온 대표적 학자·언론인·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민주화 운동으로 2차례 기소됐다. 알 아흐람 재단의 리서치 센터장, 시민단체 시빅 포럼 대표, 아랍정치학자연합 의장, 부트로스 갈리가 창간한 <국제정치> 편집장, 인권을 위한 전국회의 대표 등을 지냈다.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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