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벵가지에서 18일 시위 도중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를 옮기고 있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에 올라왔다. 〈유투브〉동영상 캡처
제2도시 벵가지 엿새째 반정부시위에 200여명 사망
특수부대·용병 진압에 동원…장례행렬에 조준사격도
특수부대·용병 진압에 동원…장례행렬에 조준사격도
리비아 정부군과 용병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총격을 사망자가 최소 200명이 넘는 대량학살이 벌어졌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목격자들은 정부군이 박격포와 기관총까지 진압에 동원돼 전투에 가까운 유혈극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42년 통치에 도전하는 시위의 중심지인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는 군이 20일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 장례식에 모인 이들에게 다시 사격을 가해 최소 1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고 이 지역 의사의 말을 인용해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군이 숨진 희생자 장례 행렬에 다시 사격을 가하고, 추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정부에 항의하는 인파가 모이면 재차 유혈진압이 이뤄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알자지라>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엿새 시위 동안 사망자가 최소 200명 이상에 달한다고 전했다. 19일 15명, 18일에도 35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주민들은 군 저격수가 옥상에서 시위 희생자 장례식 행렬에 사격을 가해 참석자 머리를 맞혔다고 주장했다. 벵가지의 한 시민은 <비비시>(BBC)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군이 박격포와 14.5㎜ 기관총도 발사했다”고 말했다.
리비아 정부는 특수부대는 물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 용병들까지 동원해 시위대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칼을 휘둘렀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마리암이라는 이름의 벵가지 지역 의사는 “군이 시위대에게 실탄을 발사했으며 병원도 안전하지 않다”며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진 8살 소년도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아흐메드라는 이름의 벵가지 주민은 <알자지라>에 “대량학살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200km 떨어진 지중해 연안도시 미스라타에서도 보안군과 반정부 시위대가 충돌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유혈사태가 커지자 리비아 이슬람 지도자 50명은 학살을 중단하라고 보안군에 호소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하고 언론의 취재 활동을 제한하면서 친정부 시위 모습만을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이때문에 리비아의 시위 상황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일까지 11일째 시위가 이어진 예멘의 상황도 악화일로에 있다. 20일 아침에도 사나 대학교 학생 3000여명이 모여 “미래를 위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19일 남부 아덴에서는 진압 도중 유탄에 맞아 16살 소년이 숨졌다. <아에프페> 통신은 18일 남부 타이즈에서 시위대에 수류탄이 투척돼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반면 지난 17일 유혈진압으로 시민 5명을 숨지게 한 바레인 정부는 19일 수도 마나마의 진주 광장에서 탱크와 병력을 빼고 시위대에 대화하겠다며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나섰다. 하지만 진주 광장을 다시 점거한 수천명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장기 저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본영 조기원 기자 ebon@hani.co.kr
반면 지난 17일 유혈진압으로 시민 5명을 숨지게 한 바레인 정부는 19일 수도 마나마의 진주 광장에서 탱크와 병력을 빼고 시위대에 대화하겠다며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나섰다. 하지만 진주 광장을 다시 점거한 수천명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장기 저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본영 조기원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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