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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바레인 무너지면…아랍 왕정 ‘변혁 도미노’

등록 2011-02-22 20:15수정 2011-02-22 20:15

포린 폴리시 “사우디·오만·UAE도 시위 번질 가능성”
“마지막 단계” 평가…왕족일가 부 독점 체제 흔들려
왕정 체제를 유지해 오면서 중동지역의 정치 문화적 중심에 있던 바레인은 이미 민주화 시위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등 다른 왕정국가들도 더 이상 변혁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중동정치 전문가인 영국 더럼대 중동정치학과 크리스토퍼 데이비드슨 교수는 아랍 지역의 왕정 국가들도 이미 기존 지배체제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거나 ‘마지막 몇주’를 남겨두고 있는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바레인은 정치, 문화적으로 이들 왕정국가의 중심지이며, 그 때문에 바레인의 정치 상황은 다른 왕정국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1일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왕국의 군주들’이라는 글을 통해 가장 불안한 곳은 바레인이며, 사우디와 오만 그리고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시위 상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며, 쿠웨이트와 카타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왕족 일가가 정부의 주요 요직을 독차지하고 막대한 오일머니를 통해 국민에게 정치참여 대신 일정한 복지를 제공하는 한편, 시민권 없는 외국노동자들로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면서 일당 장기 독재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런 독재체제는 유지하기 어렵게 돼가고 있다.

알-사우드 왕가가 통치해온 사우디는 이슬람의 성지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데다 이슬람 근본주의를 추종하는 ‘와하비’운동의 중심지로 아랍 민족의 독립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그 반작용으로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항하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면서 사회개혁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령화에 따른 후계구도의 혼란 가능성이다. 왕세자인 술탄이 83살로 국왕과 비슷한 나이인데다 또 다른 실력자인 내무장관 나예프 왕자가 77살, 수도권인 리야드 주지사인 살만도 71살로 모두 70대 이상이기 때문에 다음 세대에 권력을 넘겨줘야 하는 상황이다.

오만의 알-부 사이드 왕가도 카부스 빈 사이드 국왕이 70살이지만 자녀가 없고 후계자도 없어 후계구도가 불안하다. 4개 부족의 느슨한 연합형태를 띠고 있는 아랍에미리트는 석유자산 대부분을 아부다비가 지배해 왔으나 이에 불만을 가진 북부의 가난한 토후국가 주민들이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알-사바 왕가의 쿠웨이트는 중동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민주화된 왕정으로 수십년간 야당을 인정하는 의회를 유지해왔으며, 카타르의 알-타니 왕가는 막대한 천연가스 판매를 통해 얻은 부를 국민에게 배분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해왔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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