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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알카에다가 시위 배후?

등록 2011-02-25 08:11

카다피 “알카에다 조종 받아”
시위 정당성 폄하 ‘심리전’ 펴
리비아의 혼란 상황이 이슬람근본주의, 특히 알카에다의 득세로 이어질 수 있을까?

무아마르 카다피(69)는 24일(현지시각) 국영 텔레비전방송을 통해 육성으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리비아 시위의 배후에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가 약물에 취해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트리폴리 인근 알자위야에서 벌어진 무장충돌 사태를 겨냥해 “시위대가 알카에다의 조종을 받는 것이 분명하다”며 “무장한 리비아 청년들이 미국과 서방세계의 수배를 받고 있는 자들의 선동에 넘어가고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앞서 23일 카다피의 세째 아들 사디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알카에다가 동부지역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며, 이 지역에 대한 공습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폈다.

카다피 쪽의 이런 주장은 이슬람근본주의의 위협을 내세워 국제적 압박을 모면하고 국내 반정부 시위의 정당성을 폄하하려는 노림수의 성격이 짙다. 하지만,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최근 “벵가지에 이슬람에미리트 같은 토후국이 들어서는 심각한 위협을 우려한다”고 말한 데서 보듯, 서구 국가들이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미국은 대알카에다 작전에 리비아의 도움을 받은 바 있고, 영국의 특수부대는 리비아 특수부대를 훈련시켰던 전례가 있다.

과거 카다피 정권은 이슬람주의든 세속주의든 반정부 세력을 철저히 탄압해, ‘리비아 이슬람투쟁그룹’(LIFG) 같은 무장단체는 물론 이슬람형제단이나 히즈브 알타흐리르 같은 비무장 이슬람단체들까지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했다.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이슬람단체들의 개입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리비아는 이집트나 튀니지와는 달리 군부가 정권교체를 담당할 대안세력이 못된다. 때문에 카다피 이후 리비아가 소말리아(1991년), 아프가니스탄(1992년), 이라크(2003년)에서와 같은 무정부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22일 “포스트 카다피 시대의 권력 공백을 이슬람주의자들이 채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주목되는 세력은 최근 수년간 카다피 쪽과 타협을 통해 폭력 포기를 선언했던 ‘리비아 이슬람투쟁그룹’이다. 이 단체는 북아프리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 카다피는 지난 18일 수감됐던 이 단체 조직원을 대거 석방했는데, 이들이 국가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약속을 지킨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조직 재건의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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