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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벼랑끝’ 예맨 정권, 최대 부족 지도자도 등돌려

등록 2011-02-28 19:27수정 2011-02-28 21:12

야권연합, 오늘 대규모 시위 예고…살레는 퇴진 거부
튀니지, 간누시 총리 퇴임…과도정부 새틀짜기 난항
튀니지의 벤알리(74), 이집트의 무바라크(72) 대통령 ‘다음 차례’로 이름이 오르내리던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69) 대통령이 위태로운 처지에 놓였다. 커다란 영향력을 지닌 부족의 지도자들이 등을 돌린데다가 야권의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있어서다.

<알자지라>는 27일 “예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하시드와 바킬의 지도자들이 26일 반정부 시위대에 합류했다”며 “살레에 대한 압력이 훨씬 커졌다”고 밝혔다. 10여개의 주요 부족으로 구성된 예멘에서 바킬과 하시드는 각각 예멘의 제1, 제2의 부족이다. 이들의 가담은 지난 1월부터 계속돼온 예멘의 반정부 시위에 커다란 동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하시드 부족을 이끄는 셰이크 후세인 알아흐마르는 “나는 부패한 집권당에서 나와, 이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젊은이들의 혁명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고 주간 <타임>이 보도했다. 그는 한때 살레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웠다. 집권 국민의회당에 참여했던 그의 이탈은 ‘정권의 원심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날 있었던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게 예멘 최대 부족들이 돌아서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고 <시엔엔>(CNN) 등이 보도했다. 전날 수도 사나를 비롯해 아덴 등지에서 있었던 반정부 시위는 살레 정권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치는 유혈 사태로 이어졌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시위에서만 11명이 숨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또 온건 이슬람세력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야권연합은 지난달 3일 이후 처음으로 1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예고했다. <에이피>(AP) 통신은 28일 언론인 출신의 예멘 전문가인 압델 바리 타헤르의 말을 빌어 “만약 이들이 길거리에 합류한다면, 정권의 운명이 빨리 결판날 수 있다”고 전했다.

1978년 북예멘 대통령에서 시작해 33년간이나 예멘을 통치해온 살레 대통령은 ‘부자 세습’ 포기와, 2013년 대선 불출마 등 양보안을 계속 내놨지만, 반정부 시위대는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우리는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 공화국의 통합과 안정, 공화정을 지키기로 맹세했다”며 “시위대에 남예멘과 북예멘으로 분리하려는 시도가 있다”고 말해,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남북 예멘으로 분리돼 있던 예멘은 1990년에 통일됐다. 살레가 퇴진을 거부하면서, 예멘에서도 자칫 리비아처럼 대규모 유혈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화 운동의 발원지인 튀니지에서도 과도정부의 무함마드 간누시 총리가 퇴임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튀니지에선 1월14일 벤알리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에도 과도 정부가 이렇다 할 만한 민주화 수순을 밟지 못했고, 실망한 시민들은 간누시 등 구정권 세력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 벌여왔다. 간누시는 “나의 사임이 새 시대를 위한 더 나은 분위기를 조성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빈자리는 베지 카이드 세브시 전 외무장관이 맡기로 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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