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카다피 제재 모든 조처 강구”

힐러리 클린턴

유엔 연설…미 중동정책 근본적 변화 시사
오바마-반기문, 리비아사태 추가조처 논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8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위원회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앞으로 국제사회가 취할 대응조처로 모든 사항이 검토될 것”이라면서 리비아 사태의 해결을 위한 추가적인 조처를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한 유엔 차원의 적극적이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해 제재 결의 이상의 추가조처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리비아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함께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어떤 조처들이 필요한지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리비아 정부의 민간인에 대한 폭력를 종식시키기 위해서 두 지도자가 인도적인 지원과 법적 외교적인 조처를 비롯해 ‘다른 조처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의 이런 언급과 오바마 대통령과 반기문 총장의 추가적 조처를 위한 논의는 미국이 독일 프랑스 등 주요동맹국들과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이 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클린턴 장관이 연설하는 시간인 28일 리비아 공군기들은 반정부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벤가지의 무기고 2곳을 공격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또 27일 밤에는 정부군이 마스라타 인근의 공군기지를 탈환하려고 진격해오면서 양쪽간에 교전이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아랍의 정치적 변혁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민주주의라는 가치에 대한 지지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당위’라고 밝힘으로써 미국의 중동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비쳤다. 이에 앞서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 지역 우방들의 정치, 경제 개혁을 강조하는 새로운 중동전략을 수립하도록 행정부에 주문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날 연설에서 클린턴은 리비아의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용병과 살인청부업자’를 동원해 무고한 국민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카다피는 폭력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지체없이 물러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28일 정례 교통·통신·에너지이사회 카다피 및 가족과 측근 인사에 대한 비자발급 중단과 자산 동결 등 제재를 결정했다. 비자발급 중단 또는 자산 동결 제재를 받게 된 사람은 카다피를 포함해 모두 26명이다.

강태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