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리비아 군사개입 ‘복잡한 셈법’

등록 2011-03-02 20:52

시민군 “UN 지원 수용”-“외세개입 안돼” 갈려
미 “리비아가 원해야” 인근 함정 배치뒤 눈치만
리비아에 대한 외부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이 반카다피 세력 내부에서도 논란의 소재가 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숨통을 끊으려면 외부 도움이 필요하다는 ‘현실파’와, 리비아 민주화는 전적으로 리비아인들의 몫이라는 ‘명분파’의 의견 대립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반카다피 세력의 중심 도시인 벵가지에 기자들을 보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서구에 대한 군사 개입 요구가 공론화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지상군 지원은 필요없지만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폭격 지원, 무기 공급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것이다.

벵가지의 임시 통치조직인 ‘2·17 혁명지도위원회’의 대변인 압델 하피드 고가는 “우리한테는 비행기가 두세대밖에 없다”며 시민군은 공군력에서 절대 열세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유엔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면 외세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며, 유엔 차원의 개입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시 남부의 공군기지를 두고 정부군과 끈질긴 교전을 벌이는 미수라타의 시민군 관계자도 “(외국에서) 동쪽의 우리 자유 군대에 무기와 장비를 대주면 트리폴리 진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카다피 쪽이 서부의 일부 도시를 재점령하면서 상황이 급박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 수도 트리폴리를 내려다보는 산악 도시 가랸도 최근 정부군 수중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민군 진영에서도 “리비아가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처럼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외세의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리비아 밖에서는 군사적 개입 논의가 역풍을 만나 주춤하는 분위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불필요하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또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는 군사적 개입을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고, 나토의 핵심 구성원인 독일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영국과 함께 비행금지구역 설정 논의를 띄우던 미국도 한발 빼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1일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리비아의 반카다피 세력은 외부의 개입 없이 싸우는 것으로 인식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도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아주 복잡한 사안”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미국은 절대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말도 하지 않고 있다. 클린턴 장관이 ‘리비아인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불개입의 근거로 든 것은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꿀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해병 1200명을 실은 함정 2척이 리비아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