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는 수용뜻 밝혀
볼리비아서 회의 개최
볼리비아서 회의 개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제안한 리비아 사태 중재안에 무아마르 카다피가 수용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반정부 세력 및 미국 등 서구의 반응은 냉담하다.
차베스의 중재 제안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처음 알린 안드레스 이사라 베네수엘라 정보장관은 4일 <에이피>(AP) 통신의 이메일 질문에 “리비아가 차베스의 중재안을 수용한 것은 협상을 통한 평화적 갈등 해소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높여준다”고 주장했다. 차베스의 중재안은 남미와 유럽, 아랍권의 우호적인 국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평화위원회를 꾸려 리비아의 친-반정부 세력 간 협상을 주선하자는 것이다.
차베스는 지난해 12월 퇴임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중재위를 이끌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베네수엘라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이런 구상은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밝혀, 룰라 전 대통령 쪽과 구체적인 협의가 있었거나 합의된 방안은 아님을 내비쳤다.
에콰도르의 리카르도 파티뇨 외무장관은 “4일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볼리바르 동맹’(ALBA) 회의에서 차베스 대통령의 중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샴 유세프 아랍연맹 대변인은 “중재 구상이 아직 명확하진 않다”며 “어떤 중재안이든 리비아 국민의 열망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리비아 반정부세력은 일체의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벵가지에 근거지를 둔 리비아전국위원회의 무스타파 게리아니 대변인은 4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우리는 민중의 피를 흘리게 한 어느 누구와도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라울리 대변인도 “카다피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주기 위해 국제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없다”며 중재 거부를 분명히 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차베스의) 중재안은 카다피의 자리를 보전해주는 게 요점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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