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받은 런던정경대 총장 사임 …가수들, 자선단체에 공연료 내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 쪽의 돈을 받은 기관과 명사들이 뒤탈로 고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카다피 쪽의 돈이 유입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있는 런던정경대의 하워드 데이비스 총장이 3일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스는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에 이어 2003년부터 명문 런던정경대를 이끌어왔다.
데이비스는 런던정경대가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한테서 기부금 30만파운드(약 5억4400만원)를 받은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리비아 공무원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명목으로 리비아 정부와 220만파운드 규모의 계약을 한 사실도 드러나자 옷을 벗었다. 이 대학에서 2008년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사이프의 논문이 대필됐다거나 다른 이의 것을 베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리비아 커넥션’으로 명성을 더럽힌 런던정경대는 해리 케네스 울프 전 대법원장에게 이런 문제들에 관한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카다피 일족을 위해 공연하고 큰돈을 받은 유명가수들은 돈을 뱉어내고 있다. 캐나다 가수 넬리 푸르타도는 지난달 27일 이탈리아 호텔에서 2007년 카다피 가족을 위해 45분간 노래하고 받은 100만달러(약 11억1400만원)를 자선단체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후 카다피 가족을 위해 공연한 다른 가수들에게도 곱지 않은 눈길이 가자, 미국 가수 비욘세는 카리브해 생바르텔르미 섬에서 무타심이 개최한 2009년 송년파티에서 공연하고 받은 돈을 아이티 지진 구호 활동에 내놨다고 2일 밝혔다. 무타심이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주최한 파티 무대에 선 미국 가수 머라이어 캐리는 3일 “카다피 가족이 주최했는지 모르고 갔었는데, 당혹스럽다”는 해명을 내놨다. 비욘세와 캐리도 푸르타도와 비슷한 액수의 공연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