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교전 지역
셋째아들 지휘 특수여단 배치
리비아 정부군과 반정부 무장세력의 싸움이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 시르트를 둘러싼 공방전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6일 리비아 정부군이 중부 해안도시 빈자와드에서 전투기와 헬리콥터, 탱크를 동원한 반격으로 반정부군을 퇴각시켰다고 보도했다. 1000여명으로 추산되는 반정부군은 전날 빈자와드를 점령했으나 정부군의 매복작전과 화력에 밀려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러나 외신들은 반정부군이 빈자와드 밖에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재탈환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날 빈자와드와 함께 인근의 주요 석유수출항 라스라누프를 점령하고 기세를 올렸다. 반정부군의 한 참여자는 “정부군이 모든 무기류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쪽이 빈자와드에서 크게 충돌한 것은 160여㎞ 서쪽으로 해안도로를 통해 연결된 시르트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서부로 세력을 확장하는 반정부군은 지난 5일 시르트 진격 방침을 공식화했다. 카다피의 고향이자 그의 부족인 카다파족의 거점인 시르트는 천도 후보지로 거론된 바 있고, 몇몇 중앙부처가 소재한 곳이기도 했다.
카다피로서는 시르트가 뚫리면 서쪽으로 460㎞ 떨어진 트리폴리의 방어가 크게 취약해질 수 있다. 트리폴리와 시르트의 중간에 있는 3대 도시 미수라타는 이미 반정부세력의 수중에 있어, 트리폴리 동쪽이 사실상 전부 반정부세력의 영향권에 놓이는 효과도 있다. 카다피는 시르트에 셋째아들 사디가 지휘하는 특수여단들을 포함해 2만여 병력을 배치해놓고 결전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정부군은 6일 미수라타에서도 전투기를 동원한 작전을 벌이고, 역시 반정부세력이 장악한 트리폴리 서부의 자위야에서는 포위 공격을 계속했다. 정부군과 반정부세력의 싸움이 자위야와 미수라타, 빈자와드의 3대 전선을 만들어내면서 전면적 내전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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