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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바레인 반정부 시위, 중동 ‘종파 분쟁’ 번지나

등록 2011-03-15 20:18수정 2011-03-15 22:40

사우디아라비아군 무장 차량들이 14일 연륙교를 통해 바레인으로 진군하고 있는 모습.
사우디아라비아군 무장 차량들이 14일 연륙교를 통해 바레인으로 진군하고 있는 모습.
‘수니파’ 사우디·UAE, 바레인 정부 요청따라 병력 파견
시위대 “점령행위”…‘시아파’ 이란 반발 등 긴장 고조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온 바레인에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시위 진압용 병력을 파견한 데 이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바레인 정부가 주변국들을 등에 업고 반정부 시위대를 강하게 진압할 태세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이 15일 3개월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바레인 국영텔레비전은 “바레인의 현 상황 때문에 국왕이 비상사태 선포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바레인 정부의 비상사태 선언은 전날 사우디 군병력이 시위 진압 지원을 명분으로 들어온 데 이은 조처다. 사우디는 병력 1000여명과 무장차량 150대 등을 바레인에 진주시켰다. 아랍에미리트도 이날 500명의 경찰을 바레인에 보냈다. 바레인 정부는 지난 13일 시위대와 경찰의 유혈충돌로 2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자 주변 걸프협력체(GCC)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했다. 바레인에 투입된 사우디군은 15일 시위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흰 가운을 입은 간호사가 앞장선 바레인 반정부 시위대가 이날 수도 마나마에서 사우디군이 이끄는 걸프협력협의회(GCC) 군대에 맞서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바레인 국영텔레비전 갈무리
흰 가운을 입은 간호사가 앞장선 바레인 반정부 시위대가 이날 수도 마나마에서 사우디군이 이끄는 걸프협력협의회(GCC) 군대에 맞서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바레인 국영텔레비전 갈무리
사우디의 병력 지원은 바레인의 시위 여파가 사우디에까지 번지는 것을 사전에 막겠다는 의도가 강해 보인다. 바레인은 전체 인구 75만명의 70%가 시아파임에도 수니파인 알칼리파 가문이 200년 가까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현재의 민주화 시위도 수니파에 대한 시아파의 불만이 터져나온 종파적 성격도 강하다. 사우디도 바레인처럼 수니파가 지배하고 있지만, 바레인 인근의 동부지역에서 시아파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사우디의 군 투입에 대해 바레인의 시아파 야당인 웨파크는 이날 낸 성명에서 “어떤 군인이나 군장비가 됐든 국경을 넘는 것은 노골적인 점령행위로 받아들인다”고 강력 비난했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도 나서기 시작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부 국장은 “평화적 시위는 바레인의 국내문제 가운데 하나로, 외국군을 동원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시위대를 탄압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사우디와 바레인을 중동의 핵심 우방으로 삼고 있는 미국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바레인 사태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사우디 등 이웃국가들의 파병에 환영도 비판도 않은 채 자제와 대화를 촉구할 뿐이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사우디 등의 파병에 대해 “이는 침략행위가 아니다”라면서도 “바레인 등 중동국가에서 일어나는 정정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탄압이 아니라 정치대화”라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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