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군, “48시간내 진압”
“저항하는 사람 전원사살”
“저항하는 사람 전원사살”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머뭇거리는 사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의 거센 반격으로 카다피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반군들이 고사 직전의 위기에 내몰렸다. 카다피 쪽은 48시간 내 반군을 진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카다피의 친위부대는 15일 아침부터 반군이 장악하고 있던 동부 아즈다비야 외곽을 전투기를 이용해 집중폭격해 일부 지역을 탈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즈다비야가 카다피군에 함락되면 북쪽으로 140㎞ 떨어진 반군 거점인 벵가지도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된다.
승기를 잡은 카다피는 이날 트리폴리에서 연설을 하면서 반군을 “쥐, 개, 배신자” 등으로 맹비난했다. 그는 또 프랑스, 미국, 영국 등을 거명하며 “식민주의자들은 완파될 것”이라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그러나 반군 거점인 벵가지의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시민들은 텔레비전으로 방송되는 연설을 보면서 벽에 비친 그의 얼굴을 향해 신발을 집어던졌다.
카다피의 둘째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은 16일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군사작전이 끝나간다. 모든 것이 48시간 안에 종료될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군은 벵가지 가까이에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리비아 인권단체 대표인 솔리만 부슈이기르는 “만약 카다피가 인구 67만의 벵가지를 공격한다면 르완다와 같은 대량학살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14일 카다피군은 전투기에서 반군에게 항복을 요구하면서 옛 왕정 시대의 국기를 내릴 것을 요구하는 전단을 살포했다. 이 전단에는 시내로 진격한 뒤, 이런 명령에 불복한 채 저항하는 사람을 전원 사살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 8개국(G8) 외무장관들은 전날인 14일에 이어 이날도 파리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경제제재 등 카다피 퇴진 압력을 강화하도록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그쳤다.
사이프 알이슬람은 서방의 리비아 상공 비행금지 설정 논의와 관련해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지, 그것은 너무 늦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비행금지구역 설정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건 다른 아랍국가들의 지지 없이 서방국가들만으로 군사개입에 나서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는데다, 군사개입 이후 리비아 정부군을 단숨에 무너뜨릴 수 없다는 현실적 어려움, 그리고 무기매매 또는 석유수입 등 리비아와의 이해관계 등이 얽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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