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예멘, 가혹한 진압에 반정부시위 다시 ‘활활’

등록 2011-03-20 21:13수정 2011-03-21 09:00

“끔찍한 범죄” 각료들 정부군 발포 비판하며 사퇴
시리아도 희생자 추모행렬이 수천명 시위로 확산
중동 독재정권들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잔인한 유혈진압에도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불길이 꺼지지 않고 있다. 예멘, 바레인, 시리아 등에서 유혈진압 희생자 애도와 정부를 향한 분노가 시위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 예멘 고위 관료들도 등돌려 지난 18일 시위대에 대한 정부군의 발포로 52명이 숨지는 ‘피의 금요일’을 보낸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는 20일 수만명이 희생자들의 장례식에 운집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사나에서는 시위대의 행렬이 이어지자 정부는 탱크부대까지 동원해 대통령궁 등 주요 관청을 방어했고, 남부 무알라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를 포위하고 대치했다.

앞서 18일 사나대 인근 광장에서 금요기도회를 마친 시위대 수천명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던 도중, 살레 지지자들과 경찰이 총격을 가해 시위대 50명 이상이 숨지고 270여명이 다쳤다.

정부 내에서도 이탈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모하메드 살레 카라 관광장관과 후다 알반 인권장관, 압둘라 알사이디 유엔 주재 대사, 파이살 아미 아부 알라스 레바논 주재 대사, 나스르 타하 무스타파 국영 뉴스통신 사장 등이 19~20일 유혈진압에 항의해 물러났다. 알반 전 장관은 사퇴 사실을 밝히면서 “끔찍하고, 비겁하고, 배신적인 범죄”를 강력히 비난했다. 성직자들의 살레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18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임기가 끝나는 2013년 이전에는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지만, 20일에는 출신 부족마저 등을 돌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살레가 속한 하시드족의 수장 셰이크 사디크 알아흐마르는 전날 부족 종교지도자들과 회동한 뒤 작성한 성명에서 “우리는 (사나대) 광장에 있는 (반정부 진영) 사람들의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 철통 봉쇄 시리아로 번진 시위 불길 독재 반대 시위의 불길이 철통 보안 체제를 자랑해온 시리아로도 번졌다. 18일 시리아 남부 데라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보안군이 발포해 5명이 숨진 것이 발단이 됐다. 시위대는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에 대한 글을 썼다는 이유로 체포된 학생 15명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었다. 데라에서는 19일 숨진 이들의 장례식에 수천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해 “혁명, 혁명, 일어서라” “신, 시리아, 자유”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20일에도 사흘째 시위를 이어갔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19일에는 다마스쿠스와 홈스, 바니아스 등에서도 소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50년 넘게 부자승계를 통해 일당 독재를 유지해온 시리아는 1963년부터 계엄령을 선포해 철통 보안 체제를 구축해 왔으나 중동 민주화의 불길을 비껴가진 못했다. 현재 데라에는 통신이 끊기고 추가 시위에 대비한 삼엄한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시리아의 인권운동가인 마젠 다르위시는 경찰이 데라를 봉쇄하고 외부인들의 진입을 모두 차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데라 사태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 바레인 시위대, 사우디 규탄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병으로 수니, 시아파 국가간 ‘대리전장터’가 될 처지에 놓인 바레인에서도 보안군의 발포로 숨진 시위 희생자들의 18일 장례식에 시위대 5000여명이 몰려들었다. 시트라 지역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시위대는 반정부 구호와 더불어, 사우디가 병력을 보내 간섭하는 것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은 19일 “모든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개혁의) 문이 열려 있다”며 개혁을 약속하는 성명을 발표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조기원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