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접대용 텐트 50m옆 행정동 무너져
다국적군 “리비아 군 지휘사령부 건물”
리비아 정부 재휴전 선언…반군 반격
다국적군 “리비아 군 지휘사령부 건물”
리비아 정부 재휴전 선언…반군 반격
리비아 공습 이틀째
다국적군이 20일 밤(현지시각)과 21일 새벽에 걸쳐 수도 트리폴리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지도자 관저인 바브알아지지야를 미사일로 타격하는 등 2차 공격을 가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다국적군이 쏜 토마호크 미사일은 카다피가 손님을 만나온 텐트로부터 불과 50m 떨어진 건물을 명중시켰다. 리비아 정부의 안내로 현장에 도착한 <에이피>(AP) 통신 사진기자는 3층 건물 절반이 무너져내렸다고 전했다. 미사일 타격 당시 6㎢ 넓이의 관저지역 주변에는 ‘인간 방패’ 300여명이 있었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정부는 파괴된 건물은 행정동이라고 밝히면서 “야만적 공격”을 비난한 반면, 다국적군은 군 지휘통제본부라고 주장했다. 트리폴리에서는 이 공격 외에도 여러차례 폭음이 들렸고, 리비아 정부군은 방공포를 응사했다. 다국적군 쪽은 이번 공격이 카다피를 직접 노린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다국적군의 조율된 공격의 일환으로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로 두번째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다국적군 전투기들은 또 동부 아즈다비야 부근의 정부군 부대에 공습을 가했다. 미국 국방부의 윌리엄 고트니 중장은 21일 “일련의 공격으로 카다피 정권의 방공 능력에 큰 손상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다국적군은 이날 지중해의 군사력을 증강하며 카다피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모항인 툴롱을 떠난 프랑스 항공모함 샤를드골호가 22일 리비아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고, 19·20일 본토에서 출격한 전투기로 공습을 가한 영국 공군은 지중해 섬 키프로스에 전투기 타이푼과 토네이도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정부는 20일 다시 한번 휴전을 선언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톰 도닐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리비아 정부의 말에는 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은 또 비행금지구역 유지와 함께 리비아 정부군의 진격 저지도 공격의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리비아 정부군이 반군 쪽으로 이동하면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벵가지를 넘보던 탱크 등 정부군 군용차량 70여대가 이틀간의 공습으로 파괴된 뒤로 반군은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반정부군이 전열을 정비해 20일 밤에는 벵가지에서 서쪽으로 60㎞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반정부군은 지난 15일 벵가지에서 서쪽으로 140여㎞ 떨어진 요충지 아즈다비야를 정부군에 내준 데 이어 19일 오전에는 벵가지마저 뺏길 위기에 내몰렸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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