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간 대립 날카로워
효과적 작전 가능성 의문
효과적 작전 가능성 의문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 지휘권 소재를 두고 갈등하던 서구 열강이 결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선택했다. 하지만 미국의 2선 후퇴와 회원국들의 대립으로 효과적 작전을 펼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붙는다. 브라질·인도·중국·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들을 중심으로 리비아 공습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2일(현지시각) 전화 협의 끝에 리비아 작전의 지휘통제권을 나토에 넘긴다는 데 합의했다. <가디언>은 나토가 비행금지구역을 관리하고,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나토군 최고사령관(미국 해군 대장)이 작전을 지휘할 수 있고, 나토 이사회가 아니라 ‘다국적군’ 참여국들이 큰 차원에서 작전을 감독한다는 게 3국 정상의 합의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합의 도출에는 이번주 안에 공격 주도권을 넘기겠다고 공언한 오바마 대통령의 설득이 주효했다.
하지만 병력이나 비용 부담, 구체적 지휘체계를 둘러싼 갈등의 소지는 여전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며칠 안으로 나토 개입의 청사진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지만,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복잡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수행중인 국제안보지원군(ISAF)이나 1999년 코소보 내전에 뛰어든 코소보군(KFOR)이 모델로 떠오른다고 보도했다. 두 조직은 나토군을 근간으로 아시아 국가 등을 끌어들인 것이다.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많은 아랍 국가를 끌어들이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아랍권에서 카타르만 전투기 4대를 제공할 뿐이다.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에 참여한 한국에도 리비아 공격에 동참하라는 요구가 들어올 수도 있다.
한편 브라질 외교부는 21일 성명을 내어 “리비아에 대한 서방의 군사적 개입은 민간인 피해자를 양산하면서 애초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며 리비아에 대한 공격이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오바마 대통령이 브라질 순방을 마치고 떠난 지 몇시간 만에 나왔다. 중국 <인민일보>도 23일 서방의 리비아 공습은 석유 이권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
러시아의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방장관은 22일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위해 리비아와 정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라납 무케르지 인도 재무장관 겸 하원 의원도 22일 다국적군이 주권국가의 지도자를 축출할 권리가 없다며 서구의 공격을 비판했다. 이본영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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