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바닷길 막으러 ‘출항’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에서 배웅나온 군인 가족들이 23일 리비아 근처 해역으로 떠나는 미 해군 상륙함 바탄호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노퍽/AP 연합뉴스
6차 공습때 미스라타 상공서…“다음 목표는 지상군”
리비아 “민간인만 희생” 주검 18구 공개…폭격 비난
리비아 “민간인만 희생” 주검 18구 공개…폭격 비난
미국·영국·프랑스 등 다국적군이 24일 리비아에 대한 6차 공습에 나서 처음으로 리비아 군용기를 격추시켰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다국적군은 이날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지도자가 속한 부족이 주로 거주하는 사브하와 트리폴리 근교 타주라에 있는 군사기지들을 잇따라 공습했다.
미국의 <에이비시>(ABC) 방송은 프랑스 미라주 전투기가 리비아의 세번째 대도시인 미스라타 상공을 지나는 군용기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한 미군 장교는 격추된 비행기는 단발엔진의 훈련기인 가레브 G-2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리비아 당국은 24일 오전 트리폴리에서 공습을 받아 숨졌다는 주검 18구를 외신 기자들에게 공개하며 다국적군의 폭격을 비난했다. 트리폴리 병원의 영안실 직원 압델 살람은 “이들 희생자는 모두 민간인이고, 아무런 죄 없이 죽었다”고 주장했다. 외신 기자들은 트리폴리의 영안실에서 확인한 주검 18구가 대부분 불에 탔고 일부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면서, 여성이나 어린이 주검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다국적군이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고, 리비아 지상군으로 공격 목표를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지중해상의 지휘함에서 다국적 해군을 지휘하고 있는 제라드 후버 미국 해군 소장은 23일 “(리비아) 도시들을 위협하고 있는 카다피의 지상군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방전이 치열한 미스라타의 주민 압델 바세트는 “(시 외곽의) 해안 도로에서 23일 오후 6시께 몇몇 탱크가 폭탄을 맞았다”며 “그러나 도시 안쪽에 들어와 포탄을 발사하고 있는 탱크들은 여전히 그대로 있고, 공습당하지도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다국적군은 23일엔 ‘무기금수’를 위한 해상봉쇄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전투기 공습과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이 중심이었던 군사공격이 점차 육해공 합동작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후버 소장은 기자들과의 화상전화에서 “우리는 카다피의 지상군을 압박하고 있다”며 동부 아즈다비야에서 서부 미스라타까지 카다피의 기계화부대,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무기 및 식량 보급선을 목표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23일) 24시간 동안에만 다국적군의 전투기가 175차례 출격했으며, 그중 113차례는 미군의 출격”이라고 밝혔다.
이집트를 방문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3일 “유엔이 승인한 ‘비행금지구역’에 시간 제한은 없으며, 따라서 현재로선 군사작전이 언제 끝날지 ‘타임라인’(시간표)도 없다”고 말해, 군사 개입이 장기화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강태호 조일준 기자 kankan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